#1. “도대체 우리나라 여자들은 왜 다들 그런지 모르겠어요. 요구할 줄만 알았지 손톱만큼도 줄줄은 몰라요! 돈도 별로 없지만 있어도 다 자녀들 주고 빈 몸으로 올 생각을 하고... 재혼해도 살림에는 관심 없고 돈 쓸 생각만 하니...” 상가 임대업을 하는 100억대 재산가인 돌싱(‘돌아온 싱글’)남성 S씨(58세)가 한 재혼정보회사에서 ‘분별력 있는 여성’을 소개해 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있다.
#2. “괜찮은 재혼상대가 정말 있기나 한가요? 제가 주변 소개도 받아보고 다른 결혼정보업체에도 몇 군데 등록하여 소개받아 봤지만 다 너무 가부장적이거나 권위적일 뿐 아니라 돈 쓰는데 너무 인색해서 도대체 정이 가질 않아요” 약국을 운영 중인 55세의 재혼희망 여성 H씨가 재혼업체와 상담을 하면서 적당한 배우자감이 있을지 재차 삼차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혼대상자들에게는 경제력이나 외모 외에도 자녀, 건강 등과 같은 배우자 조건이 추가되어 초혼보다 훨씬 복잡한데 거기에 ‘성품’까지 까다롭게 따진다. 그러면 재혼희망자들에게 이성을 소개했을 때 ‘성품의 측면’에서 가장 충족되기 어려운 사항이 무엇일까?
우리나라 돌싱들은 많은 재혼 배우자조건 중에서 ‘성품 등 내면적 측면’에서 가장 충족시키기 어려운 사항으로 남성은 ‘(여성들의) 바라기만 하는 심보’, 여성은 ‘(남성들의) 고루한 사고방식’을 가장 많이 지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혼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와 공동으로 전국의 재혼 희망 돌싱남녀 528명을 대상으로 “본인의 재혼 배우자 조건들 중에서 ‘성품 등 내면적 측면’에서 우리나라 이성돌싱에게서 가장 충족시키기 어려운 사항이 무엇입니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 질문에 대해 남성은 응답자의 36.7%가 ‘바라기만 한다’고 답했고, 여성은 33.0%가 ‘고루한 사고방식’으로 답해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
이어 남성은 ‘자기주장이 강하다’(23.1%) - ‘허영심이 심하다’(16.7%) - ‘가정에 소홀’(13.3%) 등의 순이고, 여성은 ‘가정에 소홀’(24.2%) - ‘자기주장이 강하다’(17.4%) - ‘돈에 인색하다’(15.2%) 등의 순을 보였다.
■돌싱女 55%, "재혼상대로 적합한 사람 잘 없다"
다음으로 “우리나라의 이성돌싱들 중에서 ‘성품 등 내면적 측면’에서 본인의 재혼상대로서 적합한 대상자는 어느 정도 있을까요?”에서는 남성의 경우 긍정적인 대답이 가장 많았으나, 여성은 부정적인 대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시 말해 (재혼 적격자가) ‘아주 많다’(남 11.0%, 여 6.8%)거나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남 25.8%, 여 11.7%) 등과 같이 ‘적합한 배우자감이 적잖게 있다’는 대답이 남성은 36.8%이나 여성은 18.5%에 그쳐 남성이 18.3%포인트 높았다.
한편 ‘(재혼 적격자가 대상자 중) 절반 정도 있다’고 답한 비중은 남녀 각 35.2%와 26.1%이다. 역시 남성이 더 많다.
반면 (적당한 배우자감을) ‘찾기 쉽지 않다’(남 20.8%, 여 33.0%)와 ‘거의 없다’(남 7.2%, 여 22.4%) 등과 같이 ‘적당한 배우자감을 찾기 쉽지 않다’고 답한 비중에서는 남성 28.0%, 여성 55.4%로서 여성이 무려 27.4%포인트나 더 높았다.
남녀별로 자세한 응답 분포를 보면 남성은 절반 정도 -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 찾기 쉽지 않다 - 아주 많다 - 거의 없다 등의 순이고, 여성은 찾기 쉽지 않다가 가장 앞섰고 절반 정도 - 거의 없다 -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 아주 많다 등의 대답이 뒤따랐다.
손동규 온라-유 대표 겸 ‘인생빅딜 재혼’의 저자는 “재혼맞선을 주선해 보면 경제력(여)이나 외모(남) 등의 핵심 재혼조건이 어느 정도 충족되어도 상대의 성품이나 성향, 심성, 그리고 생활자세 등의 내면적 측면에서 제동이 걸려서 성혼까지 가지 못하는 사례가 빈발한다”라며 “여성은 재혼을 통해 초혼실패 고통을 보상 받으려는 심리, 남성은 경제력에 대한 우월감을 각각 억제해야 상대에게 부정적 인식을 주지 않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돌싱들이 가장 많이 고려하는 건?
한편 ‘본인은 재혼 배우자조건을 정할 때 어떤 사항을 가장 많이 고려합니까?’에 대해서는 남성의 경우 31.1%가 선택한 ‘경험상 터득한 현실적 요인’이 가장 앞섰고, 그 뒤로 ‘최소한의 구비사항’(25.8%)과 ‘전 배우자의 단점’(18.2%), 그리고 ‘주변 기혼자들의 장단점’(14.0%) 등의 대답이 뒤따랐고,
여성은 재혼상대를 고를 때 ‘전 배우자의 단점’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고 답한 비중이 39.0%로서 단연 높았고, ‘이상적 조건’(22.4%), ‘경험상 터득한 현실적 요인’(19.6%)에 이어 ‘최소한의 구비사항’(13.3%) 등으로 이어졌다.
이경 비에나래 총괄실장은 “남성은 본인의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하여 비교적 합리적으로 배우자 조건을 책정한다”라며 “이혼의 피해자로 생각하는 비중이 높은 여성들은 재혼상대가 전 배우자가 가졌던 단점이 없기를 기대하는 비중이 높다”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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