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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硏 "무형자산 경쟁력 기업 증가, 증권사 조달 방식도 바꿔야"

국내 기업의 변화에 맞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의 금융중개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지적 재산권 (IP) 등 무형자산이 핵심 경쟁력인 기업들이 늘어나는 산업 흐름에 맞춰 이들 혁신기업의 특성에 맞는 자금조달의 활로를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21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혁신 기업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혁신기업의 특성 변화에 맞추어 자본시장도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2000년대 초 벤처 붐 이후 IT 부문이 성장 동력을 제공한 이후 2010년대 들어 바이오와 제약산업이 부상하는 등 국내 산업구조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 수십 년간의 기술발전과 산업구조 변화, 경쟁 심화로 인해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유형자산에서 무형자산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무형자산은 연구개발(R&D) 중심의 지적재산(IP)과 브랜드, 인적자본, 조직자본이 핵심이다. 현재 글로벌 상위 대기업 가치의 대부분은 무형자산에서 발생한다.

그는 "무형자산을 경쟁력으로 갖춘 기업들의 자본시장 접근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다"며 "무형자산은 제한적 담보기능, 부실화의 경우 낮은 회수율, 원리금 상환이 필요하므로 은행대출과 회사채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금융투자업계는 무형자산에 대한 정보생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기업과 투자자 간 점차 확대되는 정보 간극을 완화하고 기존의 금융중개 방식을 대체 보완하는 위험중개 기능을 배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령 지적재산권(IP) 금융 활성화를 통해 무형자산을 통한 자금조달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성장을 위해서 우량한 코스닥 기업을 제대로 육성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제발표에서 "코스닥 기업은 비슷한 규모의 유가증권 기업에 비해 재무적 성과가 열위하지 않으며 일부 특성은 더 우월하다"며 "코스닥 시장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우량 기업군을 육성할 수 있는 프리미엄 분야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기조연설에서 "리스크가 큰 성장 초기 단계 기업의 자본공급은 자본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역할은 미흡하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혁신기업 자금 공급에 증권사가 보다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 체계를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소액 공모 조달 금액을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의 조달금액을 확대하는 등 혁신기업 자금조달 체계를 전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모와 사모를 구분하는 기준을 변경해 사모발행도 활성화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이 건전하면 신용등급 평가 없이 자산유동화를 통한 조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외 사모펀드, 투자은행, 개인전문 투자자 등 전문 투자자를 육성하고 기업공개(IPO) 제도를 개편하는 것과 현행 포지티브 규제체계를 네거티브 규제체계로 전환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