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이혜리가 첫 스크린 데뷔작 '물괴'로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지난 2010년 걸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한 이혜리는 2012년부터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앞서 '맛있는 인생' '선암여고 탐정단' '하이드 지킬, 나'를 통해 연기력을 탄탄히 쌓은 이혜리는 지난 2015년'응답하라 1988'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빛내며 호평을 받았다. 또한 '딴따라' '투깝스'에서 원톱 여주인공으로 가능성을 보인 그가 이제는 스크린 연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조선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로 오는 12일 개봉한다.극 중 이혜리는 명으로 분해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했다. 명은 물괴의 습격을 받아 역병에 걸린 사체도 거침없이 살피는 의술과 수준급 활솜씨를 겸비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허종호 감독이 "명과 실제 혜리의 이미지가 차이가 없다"라고 극찬할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 이혜리의 새로운 연기 도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먼저 스크린 데뷔한 소감으로 이혜리는 "3일 전 영화를 처음 봤는데 보기 전 너무 떨려서 손이 떨릴 정도다. 처음 티비에 나왔을 때의 기분이었다. 부끄럽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고 설레면서도 긴장된 심경을 밝혔다.그간 드라마 '응답하라 1988' '투깝스' 등을 통해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해왔던 혜리. 그는 거침없는 활 액션과 강렬한 눈빛연기를 선보이며 차세대 액션 스타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특히 기존의 어린 여동생 같은 이미지보다 성숙해진 모습으로 캐릭터 스펙트럼을 더 넓히려는 시도가 엿보이기도 했다."저는 시나리오를 읽고 참여하게 됐을 때, '어렵다', '부담스럽다' 보다는 할 수 있다는 열정으로 시작했다. 첫 영화다 보니까 많이 떨리고 부담됐다. 설레기도 한다. 굉장히 도전이었다. 사극, 크리쳐, 액션 등 처음 해보는 것이 많은데 많은 분들이 의아해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저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싶었던 마음이 커 참여하게 됐다."작품에 잘 스며들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밝힌 이혜리는 '물괴'를 제안 받고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를 회상하며 고민이 많던 시기라 표현했다."'연기를 다시 해야지' 하는 마음도 없이 시간을 잘 흘려 보내고 있었던 참에 만난 대본이다. 사람들이 많이 어울린다고 하는 역은 하고 싶지 않았다. 힘든 길을 스스로 가는 것일 수 있다. 대본을 하나 하나 읽어내려가면서 명이를 연기하는 나의 모습이 궁금했다. 승부욕, 도전 정신도 있었다. 여러 활동을 하고 있어 많은 분들이 색안경을 끼고 볼 수 있다. 언젠가는 제가 다 헤쳐나갈 것들이라 생각한다."
다부진 각오 틈에서는 이혜리 만의 자신감이 돋보였다. 그러나 자신감과 달리 스스로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혜리는 그동안의 연기, 무대들이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실제로 굉장히 현실적인 성격이라 밝힌 그는 "지금 찍으면 더 잘 할텐데, 여태까지 참 잘 했다고 만족한 적이 없다. 꼽자면 단발로 머리를 자른 것 정도"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영화는 드라마와 달리 처음과 끝이 다 나와있다. 준비할 시간도 길고 감독님과 대화할 시간이 굉장히 많았다. 제가 어려웠던 점을 선배님들과 이야기하면서 풀어나갔다. 감정 밸런스를 찾아가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부담감을 줄였다. 촬영하는 동안에는 부담감을 갖지 않았다. '물괴' 개봉까지 1년을 기다렸다. 그 1년 동안이 너무 설레고 떨려서 언제 개봉하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오히려 평가받는 시기가 다가오니 더 떨린다. 점점 긴장과 압박, 여러가지 감정들이 생겼다. 지금은 절정이다."그런가 하면 걸스데이 멤버들의 응원 메시지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에 혜리는 "멤버들에게 시사회를 하는데 오라고 했다. 다가올 수록 너무 떨린다. 멤버들에게 '올거죠' 했는데 다들 스케쥴이 많다. 유라 언니가 혼자 되게 한가하다. 유라 언니에게 '재미없어도 도중에 나가면 안된다'고 하니까 언니가 '아니야. 니 얼굴만 봐도 웃기다'더라. 떨렸던 마음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오히려 어깨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다른 언니들은 유료관객이 되어준다고만 했다"고 한참을 웃으며 답했다."제가 느끼기에 현장에서 편안하게 작업을 할 수 있는 요소는 '편안한 관계'다. 김인권 선배님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욱 진지하시다. 굉장히 디테일이 있으신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준다. 작은 걸 해도 너무 잘했다며 칭찬을 해준다. 덕분에 정말 감사하다. 김명민 선배님은 만나보기 전에는 무거우실 것 같았는데 오히려 호탕하시다. 유머러스한 면이 있다. 그런 것들이 저는 참 편했다. 호흡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걱정하지 않았다. 어려웠지만 돈독해지는 과정을 거쳤다."이번 작품으로 이혜리는 그 만의 강인하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구축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할 전망이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에 대해 그에게는 매 작품, 모든 연기가 도전이었다."그동안 항상 남자들 사이에서 혼자 있는 홍일점 역을 정말 많이 했다. 작품을 하면서 '이건 너무 불공평해' 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촬영 중 여자라서 안된다는 이야기를 몇번이고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 지점에서 명이와 '물괴'는 반대된다. 나는 사실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라는 말도 싫다. 항상 남자 친구들 속에서 늘 대장 역할을 한다. 현실에서는 내가 제일 세고 혜리 형님이라 불리는데 드라마에서는 왜 맨날 잡혀가고 최약체, 왜 보호받아야하는지 생각이 들었다. '물괴'에서는 딸인 명이가 오히려 아버지를 구하러 간다. 여태까지 작업했던 것 중에 이렇게 까지 씩씩하고 앞장선 캐릭터다.
""국내 크리쳐 장르를 기다렸던 분이 생각보다 많이 계신다. 그런 분들의 취향 뿐만 아니라 저처럼 SF 장르를 안 좋아하는 분들도 충분히 좋아하실 것 같다. 더불어 실재가 없는 두려움이 군중들 속에서 확장되는 배경이 지금 시대에서도 반복된다는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다."/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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