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광석
19개월 뒤면 시니어 투어 진출 자격을 갖는 선수가 KPGA 정회원에 합격해 화제다.
지난 14일 전북 군산시 소재 군산CC에서 막을 내린 2018 KPGA 투어프로 2차 선발전에서 공동 18위로 합격, 'TP1995'의 회원 번호를 취득한 지광석(48)이다. 합격 일자는 정확히 48년 4개월 15일만이다. 이는 올 6월에 끝난 1차 선발전에서 석종혁(46)이 수립한 KPGA 정회원 역대 최고령 입회 기록(46세2개월25일)을 2년여 늘린 신기록이다.
정회원 선발전은 어렵기로 정평이 나있다. 2라운드로 치러지는 예선전에 총 1137명이 응시해 그 중 240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린다. 그리고 4라운드 스트로크로 치러지는 본선전에서는 120명씩 배정해 2개조로 나눠 각조 당 25명을 최종 선발한다. 이렇듯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므로 48세의 나이는 그 바닥에서 '할아버지'로 불리는 게 당연하다. 실제로 이번 선발전 경쟁자는 자식보다 어린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소감을 묻기 위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안녕하십니까.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신차, 중고차 모든 상담이 가능합니다'라는 컬러링 멘트가 나왔다. 그의 직업이 자동차 영업사원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었다. 지광석은 고향인 전남 장흥군에서 자동차 세일즈맨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골프채를 처음 잡은 것은 그의 나이 35세 때이던 2005년 9월이다. 자동차 영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인들의 강력한 권유에 의해서였다.
그리고 입회 5년만인 2010년 5월에 준회원에 입회했다. 늦은 나이에 골프에 입문한 것을 감안하면 폭풍 성장세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은 탁월한 운동 신경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스스로 축구로 단련된 체력이라고 했다. 한 마디로 축구 마니아다. 프로 테스트를 앞두고도 축구 대회에 나갈 정도였으니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축구하다 당한 부상이 정회원 합격을 더디게 한 원인도 됐다. 그러다 보니 주변 지인들로부터 축구와 골프 중 하나를 택하라는 말을 자주 듣기도 했다.
그는 작년 강원도 속초 설악 프라자CC에서 있었던 상반기 정회원 선발전에서 합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아쉽게 살리지 못했다. 4라운드 마지막 17번홀까지 합격까지 3타차 여유가 있었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통한의 트리플보기를 범한 뒤 연장전에서 패해 정회원 입회가 1년여 늦춰졌다.
그는 "그 때 아이언 티샷을 했더라면 무난히 합격할 수 있었지만 후회는 없다"면서 "그 바람에 목표 실현이 1년 늦어졌지만 꿈을 이루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적지 않은 나이에 운동하는 아들을 묵묵이 지켜보면서 응원해준 어머니와 내 대신 가장 역할을 마다치 않은 아내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그리고 물심양면의 지원을 해주고 있는 볼빅 문경안회장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재미있게, 즐겁게,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자'가 좌우명인 지광석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오는 11월 시드전에 응시해 내년 시즌 코리안투어에 기필코 입성하겠다"며 "설령 그 뜻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올 겨울 전지훈련에서 만반의 준비를 해 또 다시 도전하겠다. 골프를 그만 두는 날까지 그러한 반복은 계속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5년9월골프입문
2009년상반기.하반기프로테스트예선통과.본선탈락(베어리버)
2010년상반기.프로테스트예선.본선통과프로취득P5039 (스카이72)
2017년하반기.투어프로예선통과.본선탈락 (설악프라자)
2018년상반기.투어프로예선통과.본선탈락 (군산cc)
하반기.투어프로예선통과.본선통과투어프로취득TP1995 (군산cc)
재미있게 즐겁게 정직하게최선을다하자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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