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자문·인수 금융 성장.. 상반기 당기순익 2450억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까지 실적 호전
NH투자증권이 '정영채 효과'로 역대 최대실적을 노린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오는 2023년 '경상이익 1조원'의 포부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경상이익이 442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5년 만에 2배 이상 성장을 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내걸은 것이 '자본시장의 플랫폼 플레이어'다. 투자은행(IB)과 WM(자산관리) 두축으로 시장장악력을 높인다는 계산이다. 증권업 수익구조의 미래를 브로커리지(위탁매매)가 아닌 IB.트레이딩 등 자본활용에서 찾은 정 사장이다.
■상반기 순익 최대…'IB의 힘'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450억8400만원으로 전년동기(1954억5300만원) 대비 25.4% 늘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670억7500만원에서 3415억1200만원으로 27.9% 증가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내수경기 위축 등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가운데 이뤄낸 성과다.
특히 SK, 롯데 등 대기업 자문업무 확대로 2.4분기 인수.합병(M&A) 자문수수료는 전분기 대비 59% 증가한 158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인수 및 주선수수료는 삼성중공업 등의 유상증자 업무를 맡으며 전분기 대비 46.3% 증가한 197억원을 달성했다. 인수금융, 부동산 개발 등 자본활용 IB 수익도 1.4분기 395억원에서 2.4분기에는 508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IB는 전 부문에서 성장을 시현한 셈이다.
WM은 고액자산가(HNWI) 중심으로 대체투자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며 IB 딜에 대한 리테일 판매가 활성화됐다. 나인원 한남브릿지론 펀드(2700억원) 및 얼터너티브-블록딜 랩(480억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흐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SNK, 홈플러스리츠, KTB네트워크, 에어부산 등 굵직한 IPO(기업공개) 딜이 대기하고 있다. 부동산, 대체투자 부문에서는 삼성물산 서초사옥 매입 이후 한남동 나인원 본PF, 판교 잡월드 부지의 호텔 개발, 강남 N타워 등이 예정돼 있다.
정 사장 취임 후 5월 말 취득한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도 호재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부터 다양한 라인업의 발행어음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 최고 신용등급(AA+)을 보유한 만큼 안정적인 단기자금 운용수단을 시장에 공급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8월말 기준 1조원의 판매고를 달성하며 연간 1조5000억원 목표에도 바짝 다가섰다. 향후 조달된 자금으로 기업금융과 부동산 등 수익성 높은 자산 위주로 선별 투자해 차익을 얻을 전망이다. 이로 인해 리테일 신용한도를 추가로 더 배분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지난 7월부터는 국토교통부의 주택도시기금 전담 운용기관으로 선정돼 4년간 약 19조원 규모의 자금을 위탁 운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CEO 직속으로 주택도시기금운용 본부를 신설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NH투자증권은 정책자금 운용을 통한 신규 수익 창출은 물론 대규모 자금운용의 경험 축적을 통해 향후 OCIO(외부위탁운용) 부문의 강자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H PE.해외법인, 미래 견인
NH PE는 6월 성장지원펀드 그로쓰캡 부문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600억원을 출자받기로 했다. 2.4대 1의 경쟁을 뚫고 위탁운용사로 이름을 올렸다. 농협 계열사(NH농협은행, NH농협상호금융, NH농협생명 등)와 주요 연기금.공제회를 주요 출자자로 구성해 연말까지 엔에이치 뉴그로쓰 사모투자합자회사(PEF)(가칭) 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조성된 펀드는 개별 성장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해 기업가치 상승을 이끈다. 4차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은 물론 농협계열사와 사업 연계 가능한 중견기업의 경영권 인수를 통한 범농협계열 시너지 창출 효과 및 PEF 투자회사를 활용한 NH농협금융 영업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해외법인의 실적 호전도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월 베트남 합작법인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NHSV을 출범시켰다. 약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인프라 개선과 현지 영업확대를 추진한다. 특히 IB업무에 잔뼈가 굵은 문영태 전무가 초대 법인장으로 부임, 리테일 비즈니스를 포함해 IB, 트레이딩, PI, 자산운용 업무 등을 모두 수행한다. NHVS를 베트남 선두권 종합증권사로의 도약시킨다는 구상이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NH코린도증권은 2009년 현지 진출 이래 올해부터는 현지 기업을 연달아 상장시키는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6월 스리와하나, 7월 시네르기에 이어 8월 MD픽쳐스 등 올해 말까지 5개 이상의 IPO 대표주관 수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채권 인수 주선 업무 및 PI 등 신규 비즈니스도 추진하는 등 인도네시아 IB사업에서의 확고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갖춰 나갈 예정이다. 이에 해외현지법인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37억원 대비 45% 증가한 54억원을 달성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