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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원→100억원으로 쪼그라든 건설사 사회공헌재단?

건설사들 사실상 재단 출범에 손놓고 있어


건설사별 사회공헌재단 납부 현황
업체명 출연금 분담분 총괄납부액
삼성물산 건설부문 12억5000만원 10억원
현대건설 10억4000만원 14억8000만원
대우건설 7억2000만원 10억원
대림산업 6억6000만원 3억원
포스코건설 7억2000만원 3억원
GS건설 6억1000만원 7억9000만원
현대엔지니어링 2억9000만원 3억8000만원
현대산업개발 3억5000만원 2억원
SK건설 4억원 2억원
롯데건설 4억3000만원 3억원
(윤관석 의원실)
4대강 사업 담합에 적발된 국내 건설사들이 자정 차원에서 약속한 20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재단이 100억원 규모로 쪼그라 든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 규모가 목표치의 5% 수준으로 축소됐지만, 현재까지 모아진 출연금은 62억여원에 불과하다. 건설사들이 사실상 재단 출범에 손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건설사는 추가 출연금 납부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강제할 사항은 없어 '무늬만 사회공헌'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000억원→100억원 된 재단?
10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단독 입수한 '건설사별 사회공헌재단 납부 현황'에 따르면 이날까지 15개사에서 총 61억9500만원을 재단 출연금으로 납부했다.

사회공헌재단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담합에 적발된 72개 건설사들이 지난 2015년 자정결의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설립키로 한 재단이다. 문제는 당초 2000억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한 재단이건설사 경영 부담 등의 이유로 지난 8월 100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인 출연금 조차 축소된 금액의 60%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재까지 추가 출연금 납부 확약서를 제출한 곳은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포스코 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 7곳 뿐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내부 이사회를 통해 결정한다는 입장이지만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연금 납부 거부 의사를 밝힌 대림산업은 경영진 교체를 주요 요인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은 올해 초 박상신 대표 경영체제로 새롭게 바뀌었다.

건설사별 납부 금액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액(시평액) 순위 1위인 삼성물산은 재단 출범에 가장 많은 12억5000만원을 납부해야하지만 지난 2016년 10억원을 납부한 게 전부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내부 이사회 결정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3년간 10억원의 기금을 출연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납부 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6억6000만원의 출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던 시평액 순위 4위인 대림산업은 지난 2016년 3억원을 납부하는데 그쳤다.

납부 확약서를 제출한 건설사들의 참여도 미비하기는 마찬가지다. 시평액 순위 9위인 롯데건설은 할당된 분담금 4억3000만원 중 1억3000만원을 아직도 내지 않았다. 포스코건설도 출연금 분담금 7억2000만원 중 3억원밖에 납부하지 않았다.

■당초 약속 뒤집고 임의출연으로 변경
일부 건설사들의 참여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재단이 제대로된 활동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72개 건설사들이 자발적으로 사회공헌재단을 구성했던만큼, 출연금 납부를 강제할만한 조치가 없어서다.
지난 2015년 4대강 사업 담합에 적발된 건설사들을 향한 국민적 감정이 악화되자, 건설사들이 '여론잠재우기용'으로 선심성 재단 설립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윤관석 의원은 "국감을 앞두고 업계는 지난 2016년 납부한 출연금을 포함해 100억원 규모로 출연기금을 변경하고, 매년 30억원(운영자금)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합의했다"면서 "당초 약속은 오간데 없고 임의로 출연 방식을 바꿔 소극적 모금안을 결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설사들의 안정적인 모금을 담보할 장치도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말만 믿고 두면 결국 (사회공헌재단 설립은)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수 밖에 없다"면서 "건설사들이 각자 어떻게 납입할 것인지 등에 대한 이행강제력이 있는 장기계획이 마련될 수 있도록 국토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