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 주택구입 필수 점검 사항
서울·과천·분당 등 인기지역 주택가격 최대 40%만 대출
1주택자 갈아타기는 '막막'
부동산 투기 수요 차단을 위한 9·13대책에 이어 무주택자의 새 아파트 청약 추첨 확률을 높인 대책이 오는 11월 말부터 시행되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무주택자들은 앞으로 무주택자에 유리한 가점제에서 1차로 경쟁하고, 이후 추첨제 물량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1번 더 많은 기회와 더 높은 당첨 확률을 누리게 된다. 전문가들은 청약제도 개선과 함께 불법 당첨자 관리, 부적격 당첨자 검증시스템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무주택자, 주택 구입 서두르지 마라
17일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주택자의 경우 최근 급등한 집값에 놀라 주택 구입을 서두르기 보다는 혜택이 늘어나는 올 연말부터 새 아파트 분양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또 같은 무주택자라도 새 아파트를 사려는 지역에 따라 대출 한도가 40~70%로 상이한 만큼 현재의 경제 상황과 대출 한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신호부부 특별공급이나 신혼희망타운 공급확대, 무주택자의 추첨제 물량 75% 배정 등 기회요인이 넓어지고 있다"며 "기존 주택외에도 분양시장까지 같이 본다면 주택 구입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85㎡이하 소형 민간 아파트는 투기과열지구 100%, 청약과열지역 75%가 가점제로 배정된다. 가점제는 총 84점 만점으로 무주택기간 32점, 부양가족 35점, 저축기간 17점으로 구성된다. 부양가족이 많거나 저축기간이 길 경우 다주택자가 당첨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무주택자가 유리한 구조다. 가점제에서 떨어지더라도 11월 말부터는 추첨제 물량의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25% 물량도 1주택자와 떨어진 무주택자가 경쟁해 분양권을 받게돼 이전보다 당첨확률이 높아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기획부동산의 경우 분양 자금이 없는 사람을 모아 청약 통장을 100개씩 사고 당첨이 되면 이면 계약을 통해 전매 제한 기간이 풀리면 분양권을 받아 되팔기도 한다"며 "시장 교장 행위로 바로 잡아야 하지만 시스템적으로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출장벽 높아 미리 점검필요
주택 구입 시 지역에 따른 대출 한도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무주택자가 투기지역 혹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을 구입할 경우 주택가격의 최대 40%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서울 전지역과 경기 과천·성남·분당·광명·하남, 대구시 수성구 등이 해당한다. 조정대상지역은 60%, 조상대상지역 외 수도권과 나머지 지역에서는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같은 무주택자라도 서울에서 5억짜리 집을 사면 2억원, 부천에서 집을 사면 3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다수의 무주택자와 젊은 신혼 부부 중에서 서울과 수도권에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경우 대출 장벽은 여전히 높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신모씨는 "부부 모두 대기업에 다니면서 소득 수준은 높은 흙수저 신혼부부의 경우 대출 장벽이 여전히 높아 서울에서는 집을 사기 힘들다"며 "일괄적인 대출규제보다 소득과 상환능력을 고려해 무주택자에게는 대출 장벽을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무주택자 청약 우선 정책에 따라 주택을 옮기려는 1주택 실수요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가고 싶어도 가점제는 물론 추첨에서도 무주택자에 밀려 청약이 어려운 상황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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