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베테랑 투수 임창용을 방출하자 팬들의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일부 팬들은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를 항의 방문했고, 27일에는 집회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KIA는 임창용 방출을 발표하기에 앞서 19일 김진우를 비롯한 14명의 선수와 재계약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조 단장은 "임창용 선수는 특별하니까 묶어서 통보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해 따로 발표했다"면서 "23일 선수와 따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재계약을 하기 힘들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임창용은 1995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그는 구단 모기업 자금난 때문에 1999년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됐다. 사이드암 투구폼으로 150km대의 강속구를 던진 투수로 입지를 굳혔다.
이후 임창용은 일본프로야구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거쳐 2014년 삼성에 복귀했지만, 해외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해 방출당했다. 그리고 2016년 18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임창용은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2016년부터 올해까지 정규시즌 122경기에 등판, 16승 14패 13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4.73으로 활약했다. 올해는 시즌 중 선발로 보직을 바꿔 5승 5패 4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5.42를 거뒀다.
극심한 타고투저 속에서도 임창용은 제 몫을 했지만, KIA 구단은 24일 마운드 세대교체를 이유로 재계약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KIA 팬들은 구단의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며 집단행동 움직임까지 보인다.
일부 팬들은 김기태 감독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웹사이트를 개설해 모금 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24일 개설한 이들의 포털사이트 네이버 카페에는 26일 오전 현재 회원 5천800여 명이 가입했고,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올린 상황이다. 27일 오전에는 구단이 마련한 시즌 종료 기념행사 '호랑이 가족 한마당' 개최 시간에 맞춰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입구에서 항의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는 "모든 구단이 마찬가지지만 고참 선수들과 결별하면서 결말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임창용 선수의 경우도 그런 것 같다.
내부 갈등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수력이 약한 팀에게 임창용 선수는 매력적인 자원임에 틀림없다. 적어도 1년 정도는 더 뛸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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