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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에 꽂힌 사모펀드, 화장품 브랜드 투자 확대

에이피알·엠에스코 등에 스틱벤처스, 잇따라 투자
CS·골드만삭스 등은 국내 마스크팩 업체에 투자

최근 국내외 사모펀드 등이 화장품 관련 업체에 잇따라 투자해 눈길을 끈다.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의 돌풍과 시트 마스크팩의 꾸준한 인기 등 홈에스테틱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평가다. '불황에도 여성들의 지갑은 열린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틱벤처스는 K뷰티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스틱벤처스는 지난 6월 메디큐브(Medicube), 에이프릴스킨(Aprilskin) 등의 화장품 브랜드를 가진 에이피알에 30억원을 투자했다. 에이피알은 소셜미디어 마케팅 역량을 기반으로 높은 매출성장과 안정적 이익을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화장품 브랜드 포맨트(Forment)와 스트리트 패션브랜드 널디(Nerdy)를 선보이며 제품 및 카테고리 다각화를 통한 사업확장을 추진 중이다. 에이피알은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스틱벤처스는 또 '이유리 쿠션'으로 알려진 엠에스코에도 프리IPO로 150억원을 투자했다. 스틱벤처스 관계자는 "뷰티 업종이 소비재 가운데 한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았고,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중국 중심에서 수출 대상국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여전히 성장성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엠에스코의 경우 뷰티 디바이스 부분의 잠재력에 후한 점수를 줬다. 이 관계자는 "국내 홈에스테틱 시장은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한 단계"라며 "LED 마스크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기술들이 접목되면서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마스크팩에 주목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을 비롯해 색조 브랜드 '메이크힐' 등을 보유한 엘앤피코스메틱에 소수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CS는 구주 인수로 400억원을 투자하면서 이 회사의 가치를 1조2000억원으로 평가했다. 현재 메디힐의 제품은 면세점, 온라인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전 세계 26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엘앤피코스메틱은 최근 2년간 CS를 포함해 총 4곳의 글로벌 투자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카버코리아를 유니레버에 3조원에 매각한 골드만삭스는 지피클럽에 750억원을 투자했다. 지피클럽의 대표상품인 '꿀광 마스크'는 올해 초 중국 현지에서 대박을 터트리며 상반기에만 2870억원의 매출과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1230억원을 달성했다. 지피클럽은 지난 5월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 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IMM PE는 지난해 국내 중저가 화장품 '미샤'의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했으며, VIG파트너스도 마스크팩 시트업체 피앤씨산업을 인수했다. 앞서 JKL파트너스는 마스크팩 메디힐의 제조사인 지디케이를 인수한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산업에서 브랜드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러한 변화는 제조개발생산(ODM)업체들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브랜드 업체들에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IB들도 이 같은 변화에 관심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