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 등 수직적 직급 철폐, 직무·역할 중심 문화 도입..내년 3월부터 단순화 적용
삼성전자가 지난 3월부터 적용한 직급 단순화 체계가 내년부터는 전자와 중공업 계열사로 확대 적용된다. 기존의 과장, 부장 등의 수직적 직급 체계를 직무와 역할 중심으로 바꿔 수평적 기업문화를 만들자는 게 직급 단순화의 취지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은 직급을 단순화하는 체계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이들 계열사는 직원 인사 명령이 시작되는 내년 3월부터 개편된 직급 단순화 체계를 적용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직급을 단순화해 실행 중인 삼성전자의 방식이 큰 틀에서 이들 계열사에게도 표준으로 적용된다. 계열사별 상황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삼성전자의 방식이 기준이 되는 것은 대동소이하다.
삼성전기는 지난 6월 직급 단순화를 골자로 한 직원 설명회를 마쳤다. 삼성SDI와 삼성SDS도 같은 방식의 직급 단순화를 준비 중이다.
삼성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새 인사 제도를 전 직원에게 적용할지, 스탭 부문부터 적용할지 등은 계열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수평적 기업문화를 만들자는 그룹 차원의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경직된 인사 문화가 특징인 중후장대 계열사의 직급도 앞으로는 수평적으로 바뀐다. 삼성중공업은 먼저 사무직을 대상으로 직급 단순화를 추진중이며 삼성엔지니어링은 내년 3월부터 PL(Position Level) 1~4로 직급을 개편키로 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0년에 5단계 직제를 3단계로 축소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에 사원부터 부장급 호칭을 모두 '프로'로 통일했다.
전자와 중공업 계열사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삼성전자의 직급 단순화는 올 3월부터 시행됐다. 부장, 차장, 과장, 대리 등 전통적인 7단계 직급 체계를 CL(커리어 레벨) 1∼4단계로 줄였다.
스타트업(초기창업기업)처럼 직원끼리 호칭도 '○○○님'으로 통일했다. 그 결과 반년이 지난 현재 직급 단순화가 조직의 수평적 기업문화와 업무 유연성을 길러주면서 구성원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 인사제도는 수직적 틀을 깨뜨려 직원들 사이에 입사 연도보다는 업무 능력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능력 있는 후배가 선배보다 더 높은 직급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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