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센스 CES 전시관 전경
중국의 TV 제조업체 하이센스가 내년 중국 본토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일 전망이다. 하이센스는 올해 OLED 진영에 처음 합류한 이래 호주 등 일부 시장에만 OLED TV를 출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10여개의 TV 제조업체에 OLED 패널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광저우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OLED 패널 공급 물량을 늘려나간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센스는 이달부터 호주 시장에서 4K OLED TV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이센스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에서 OLED TV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55형, 65형 크기로 출시된 하이센스의 OLED TV는 각각 3499달러, 4999달러에 책정됐다. Andre Iannuzzi 하이센스 호주 법인 마케팅 책임자는 "하이센스 OLED TV는 주로 집에서 영화를 보는 호주 고객들에게 안성맞춤인 제품"이라며 "OLED TV를 출시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하이센스는 호주에 이어 내년께 중국 본토에도 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닉 지앙(Nick Jiang) IHS마킷 연구원은 지난 6일 '2-18년 하반기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에서 "내년에 하이센스가 OLED TV를 출시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문의했더니, 가능하다는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전 세계 TV 제조업체들에게 TV용 OLED 패널을 공급하는 유일무이한 디스플레이 업체다. LG디스플레이는 공급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 광저우 공장의 OLED 패널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광저우 공장은 내년께 양산을 본격 시작한다.
지앙 연구원은 "하이센스도 다급히 신규 차별화된 제품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이센스는 지난해 도시바를 인수한 이후 도시바가 감당하던 부채를 끌어안았다. 게다가 추가 투자 압력에도 시달리고 있다. 문제는 도시바가 과거 TV 시장에서 쌓아온 브랜드 가치를 잃은지 오래라는 점이다. 지앙 연구원은 "어떻게 도시바를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을까는 하이센스가 당면한 다급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런 하이센스에게 OLED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하이센스는 그동안 전략적 거래 관계 때문에 OLED 채용을 미뤄왔다.
올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도 OLED TV를 전시장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일부 거래선을 대상으로만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호주시장에서의 OLED TV 출시를 시작으로 출시국을 늘려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센스는그동안 울트라 발광다이오드(ULED)와 커브드 제품에 집중했지만 차별화 제품으로 보기 어렵다"며 "경쟁이 치열한 중국 내수 시장에서 OLED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 할 것"라고 설명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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