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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결산] 상장사 실적 ' 착시'… 삼성전자 빼니 영업익 줄었다

반도체로 버틴 3분기
누적 영업익 15% 늘어 89兆.. 삼성 제외땐 52조로 확 줄어
코스닥 매출·순익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3% 감소
4분기 이후로는 암울
성장률 잇단 하향 조정.. 반도체 경기도 둔화 예상
"내년은 불확실성 그 자체".. 전문가들, 실적 감소 전망

[3분기 실적 결산] 상장사 실적 ' 착시'… 삼성전자 빼니 영업익 줄었다

[3분기 실적 결산] 상장사 실적 ' 착시'… 삼성전자 빼니 영업익 줄었다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다면 그 반대다. 코스닥 상장사들도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것도 상장사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거래소는 15일 12월 결산법인의 3·4분기 실적을 분석해 발표했다.

■코스피, 삼성전자 빼면 '앙꼬없는 찐빵'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다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줄어든다. 삼성전자 있고, 없고에 따른 실적왜곡이 우려될 정도다.

거래소에 따르면 전년동기 대비 3·4분기 누적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의 매출액,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모두 늘었다. 개별 기준으로 매출액은 848조원, 영업이익 89조원, 순이익은 71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보다 4.12%, 15.28%, 6.50% 증가한 수치다.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액 1403조원, 영업이익 130조원, 순이익이 96조원으로 5.47% 7.88%, 1.92% 늘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매출액 비중이 15.50%에 달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개별 기준 매출액이 717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3%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52조원 및 44조원으로 각각 1.55%, 7.67% 감소한다. 연결 기준으로도 삼성전자(매출액 비중 13.15%)를 빼면 매출액이 121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5% 증가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82조원 및 61조원으로 각각 0.10%, 6.39% 줄어든다. 삼성전자는 3·4분기 누적 기준으로 영업이익 48조86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4.91% 늘었다. 반도체의 힘으로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기업들은 실제로 부진했다는 의미다.

코스피 상장사의 3·4분기 매출액은 484조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3.65% 증가했고,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46조원 및 33조원으로 각각 9.26%, 7.95% 늘었다.

■코스닥, 1000원어치 팔아 54.9원 남겨

코스닥 상장사의 3·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3·4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은 120조24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6% 증가했다. 순이익도 2.42%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7.36% 감소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49%, 매출액 순이익률은 4.21%를 기록해 각각 0.62%포인트, 0.03%포인트 하락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54.9원을 번 셈이다.

3·4분기 매출액은 41조351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7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조4063억원으로 5.97%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1조6189억원으로 7.78% 감소했다. 3·4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0.44%로 지난해 말 대비 3.14%포인트 상승했다. 분석대상 843개사 가운데 555개사가 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반면 288개사는 적자를 냈다.

개별 기준으로 살펴보면 3·4분기 매출액은 91조113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3%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6% 줄었다. 순이익은 1.14% 늘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8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포인트 하락했으며, 매출액 순이익률은 5.5%로 0.14%포인트 높아졌다.

■경기둔화로 내년 이후가 더 걱정

문제는 4·4분기 이후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데다 버팀목인 반도체 경기마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실적은 불확실성 그 자체"라며 "낙관적으로 해석해도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반도체의 경우 공급이 늘어나고 수요는 둔화하면서 가격 하락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며 "영업이익의 30∼40%를 차지하는 정보기술(IT) 업종이 올해 대비 역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전체 기업의 실적은 올해보다 소폭 줄거나 비슷할 것"이라며 "반도체는 올해 실적이 좋아서 '기고효과'로 내년 전망이 어둡고, 조선과 자동차 역시 업황이 크게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kjw@fnnews.com 강재웅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