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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M&A 노출… 국내 행동주의펀드 첫 대기업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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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대표 설립 사모펀드 지분 장내매수로 9% 보유.. 오너 일가와 표 대결 상황

한진칼 M&A 노출… 국내 행동주의펀드 첫 대기업 공격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타깃이 됐다. 국내 행동주의펀드 1세대로 알려진 강성부 대표가 설립한 사모펀드 KCGI가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국내 행동주의펀드의 첫 대기업 공격이어서 주목된다.

한진칼은 그룹의 대표계열사인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비롯해 한진 22.19%, 칼호텔네트워크 100%, 진에어 60.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15일 공시를 통해 전날 한진칼 주식을 장내매수해 지분 9%를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그레이스홀딩스는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만든 'KCGI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최대주주인 투자목적회사다. 애널리스트 출신인 강 대표는 국내 지배구조 전문가의 원조로 꼽힌다.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지배구조 보고서를 내오며 국내 기관투자자들 사이에 지배구조라는 투자개념을 각인시켜왔다. 2015년 LK파트너스 대표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바이사이드 전문가의 길을 걸었다. LK파트너스에서 요진건설산업, 현대시멘트, 대원, 풀잎채 등에 투자했으며 지난 7월 기업지배구조 특화PE인 KCGI를 설립했다.

업계에서는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 참여를 선언한 만큼 행동주의 펀드의 지배구조개선 움직임이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KCGI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약자로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거나 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중견·중소기업을 투자대상으로 하고 있다.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된 기업의 지분을 사들여 이를 개선해 가치를 높이는 투자전략을 수립했다.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28.95%로 낮기 때문에 9%의 지분을 확보한 KCGI의 등장으로 오너 일가와 충분히 표 대결을 벌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더구나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 가운데 13.24%는 국세청과 은행에 담보로 잡혀 있다. 앞서 지난 9월 크레디트스위스도 한진칼 지분을 5.03% 확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가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투자자와 연대해 한진칼 경영권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에서도 오너 리스크가 부각된 기업에 대한 행동주의펀드들의 반격이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언급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