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정부 규제로 운영 어렵다"
美도 미등록 설립자 기소.. 국내 기업 규제상황 살펴야
【 도쿄=최승도 기자】일본 증권업계에서 탈중앙형 암호화폐 거래소(DEX·덱스)가 정부 규제 때문에 일본에서는 운영이 어렵다는 공식적인 의견을 내놨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증권법에 따라 등록하지 않은 DEX '이더델타' 설립자를 기소하는 등 DEX 규제가 강해진데 이어 일본에서도 DEX 영업이 어렵다는 입장이 나오면서, DEX를 준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규제상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日서 DEX 운영 힘들다"
지난 20일 열린 일본 도쿄노드 컨퍼런스에서 나카가와 요 모넥스그룹 이사는 최근 미국 금융당국의 이더델타 제재에 대한 생각과 향후 DEX 운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금융당국 소관기관인 암호화폐 거래소라면 DEX 운영이 힘들다"며 "일본 규제당국과 마찰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모넥스그룹도 DEX 운영을 고려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실제 서비스를 할 지에 대한 결론은 아직 못 냈다"면서 현실적으로 덱스 추진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나카가와 이사는 "DEX가 잠재적 가치가 많다"면서도 "거래소 운영 측면에서는 KYC(신원확인)·AML(자금세탁방지) 등 규제 준수에 대한 어려 과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모넥스그룹은 지난 1월 암호화폐 580억엔 가량을 해킹으로 도난당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체크를 인수한 온라인 증권사다.
국내에서도 최근 DEX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빗썸이 지난달 홍콩에서 DEX를 오픈했고, 중소 거래소들도 DEX사업 추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日 거래소 ‘규제 한파’
한편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강화되고 있는 암호화폐 규제에 몸을 사리고 있다. 나카가와 이사는 "해킹 이후 9개월 간 '규제 박스' 안에 있다가 10월에 부분적으로 영업을 재개하면서 꾸준히 보안, 내부통제 등을 강화해 훨씬 나은 거래소가 됐다"며 "온라인 증권업을 하고 있는 모넥스그룹 관점에서 소비자 보호에 근거한 규제당국의 요구사항은 지나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본 선물 시장 규제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지만 시장 규모가 최대 수준으로 커졌다는 사례를 감안하면 암호화폐 거래소업계에 대한 규제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일본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대한 찬성입장을 내놨다. 또 "규제에 따라 보안이 갖춰지면 투자자들의 신뢰도 자리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날 컨퍼런스에 참가한 콘노 카즈야 리퀴드바이쿠오인(리퀴드) 거래소 이사도 일본 규제 수준이 높다는 데 동의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이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자이프 거래소 해킹까지 나오면서 감독당국 정책 기조가 확연히 달라졌다"며 "이전에 성장과 감시 간 균형을 찾는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감시에 집중하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콘노 이사는 "금융당국이 암호화폐업을 없애려는 것은 아니다"며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자체적으로 내부관리 등 노력을 기울여 업계 기반이 탄탄해지면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sdc@fnnews.com 최승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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