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패션업계에 이어 식품업계에서도 계절의 구분이 무색한 '시즌리스(Season-less)' 트렌드가 떠오르고 있다. 여름에는 차가운 음식, 겨울에는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식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한 것.
실제로 폭염이 들끓던 지난 여름에도 겨울 대표간식이라 불리는 군고구마의 인기가 뜨거웠었다. 실제 한 편의점 브랜드에 따르면 올 7월 군고구마 판매량은 전년도 12월 겨울 대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었고, 2016년의 경우에는 7월 군고구마 판매량이 1월보다 231%배 이상 높았다.
여름에만 반짝 인기를 누릴 것 같은 빙수 브랜드 설빙이 대표적이다. 설빙은 메론, 딸기 등 제철 과일을 활용한 탄탄한 빙수 메뉴로 계절음식의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설빙의 겨울 시즌메뉴 '생딸기설빙' 시리즈는 높은 소비자 선호도와 확실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대표 매출 효자 아이템이다.
설빙은 인절미, 호떡, 떡볶이 등 토종 간식을 모티브로 한 디저트 메뉴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는데, 더위가 한풀 꺾인 지난 10월에만 6개 점포를 신규 오픈하기도 했다.
설빙 관계자는 "이전에 비해 계절음식의 개념이 흐려지면서 설빙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 또한 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귀뜸했다.
베스킨라빈스도 '이달의 맛'을 통해 매달 한가지씩 새롭고 독특한 맛의 아이스크림 신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계절에 개의치 않는 신메뉴 출시를 통해 아이스크림은 여름 간식이라는 기존의 사회적 통념을 지워가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이스크림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즌리스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5일 겨울철 아이스크림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다쿠아즈샌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다쿠아즈 특유의 식감을 구현한 상품으로 안에 헤이즐넛 아이스크림을 넣어 폭신하면서도 시원하고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상품이다.
같이 출시되는 '초코밤'은 바삭한 초콜릿 맛 쿠키 안에 진한 초콜릿이 듬뿍 담긴 아이스크림을 넣어 달콤한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월별 아이스크림 매출 지수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에는 바, 펜슬(쭈쭈바), 콘 형태의 제품이 인기가 높았던 반면, 겨울철에는 빵이나 과자 사이에 아이스크림이 샌드된 형태의 모나카(샌드형) 아이스크림 판매가 증가했다. 실제 쌀쌀한 날씨가 시작된 올 10월부터 모나카 아이스크림 매출 지수가 100을 넘기 시작해 이번 달에 접어들어서는 158.3를 기록하며 연중 가장 높은 매출 지수를 기록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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