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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거래정지' 삼바 해외증시에 뺏길라

국내 분식회계 논란 틈타 글로벌 거래소서 IPO 제안.. 나스닥이나 홍콩 가능성

글로벌 증권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기업공개(IPO)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을 제안한 시점이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가 거론된 시점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 등으로 검찰 고발과 함께 거래가 정지되자 해외에서 러브콜이 온 것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증권거래소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해외거래소로 이전 상장을 제안했다. 권유 시기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회계' 등이 발표된 전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가 회계처리 문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자 해외거래소에서 상장 제안을 했다"며 "해외시장인 미국 나스닥이나 홍콩 이전 상장에 대한 가능성을 검토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능성이 높은 곳은 홍콩거래소와 미국 나스닥이다.

홍콩거래소의 경우 IPO 유치를 위해 관련 상장규정을 완화하는 추세다. 홍콩 증시의 새 규정에 따르면 상장 시 시가총액 100억홍콩달러(약 1조3954억원) 이상, 연간 매출 10억홍콩달러를 넘으면 상장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시가총액이 400억홍콩달러를 넘어야 상장이 가능했다.

또 바이오테크 기업은 매출실적이 없어도 최소 15억홍콩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이 예상될 경우 상장이 가능해진다.

미국 나스닥은 삼성바이오가 한국증권거래소 상장을 검토하기 전 상장을 준비했던 곳이다.

2015년 당시에도 삼성바이오는 나스닥 상장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나스닥 상장은 회사 규모에 따라 3가지 시장으로 세분화된다. 글로벌 셀렉트 마켓은 NYSE와 우량주 유치 경쟁을 위해 시총 상위권 회사 위주이며 글로벌 마켓은 시총 중위권 회사 위주의 나스닥 대표 시장, 캐피털 마켓은 시총 하위권인 기술주 위주 시장이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2011년 설립돼 2015년 당시 사업운영기간이 5년이나 됐고 공모주식 1억6500만주, 공모액 2조2500억원, 상장 시 시가총액 9조8000억원, 매출액 913억원, 총자산 5조9600억원, 자기자본 2조7700억원, 주당 최소가격(Bid Price) 13만6000원을 갖추고 있었다.

글로벌 셀렉트 마켓은 상장조건인 시가총액 1억6000만달러(1조8000억원), 총자산 8000만달러(9000억원), 자기자본 5500만달러(6200억원), 주당 최소가격 4달러(4520원)였다.


국내 IPO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국내와 해외 증시를 선택할 때 중요 포인트는 기업가치를 더 받을 수 있느냐"라며 "네이버의 라인이 한국이 아닌 일본을 택한 것도 기업가치를 더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바이오가 홍콩으로 상장하게 될 경우 국내 증시는 상장폐지를 해야 한다. 이때 주식매수청구권으로 국내에 상장된 주식을 사들여 자진 상장폐지해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