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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한화 '다이나마이트 타선', 양의지 오면 완성"

빙그레 4번타자 출신..강정길 설악고 감독
"양의지, 3할 넘는 타율..투수 리드도 뛰어나…투·타 모든 측면서 효과"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한화 '다이나마이트 타선', 양의지 오면 완성"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한화 '다이나마이트 타선', 양의지 오면 완성"
양의지 연합뉴스

빙그레(한화) 이글스는 '다이나마이트 타선'으로 불렸다. 모 기업인 한국화약의 이미지와 덧씌워져 강력한 폭발력을 상징했다. 이정훈, 이강돈, 고원부, 장종훈 등 중심타선의 화력은 당대 최강이었다.

1991년 한국시리즈서 '타력'의 한화와 '투수력'의 KIA(당시 해태)가 맞붙었다. KIA에는 최고의 방패 선동열을 비롯해 조계현, 이강철, 문희수 등 쟁쟁한 투수들이 즐비했다. 1차전 선발 투수는 '폭격기' 선동열과 '잠수함' 한희민.

선동열은 1회초 세 타자를 내리 삼진 처리했다. 1번 이정훈부터 이강돈, 고원부가 줄줄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2회초. 4번 타자 강정길(56.현 설악고 감독·작은 사진)이 타석에 들어섰다. 선동열은 초구에 직구를 던졌다. 유리한 볼 카운트를 선점하려는 의도였다.

당시만 해도 시속 150㎞가 넘는 선동열의 직구는 '언터처블'이었다. 초구 직구 선택은 그런 자신감의 반영. 강정길은 선동열의 불같은 강속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1-0으로 한화 리드.

강정길은 천천히 내야를 돌았다. 순간 놀라운 장면이 연출됐다. 광주야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일제히 일어나 타자에게 박수를 보냈다. 적지에서 치른 한국시리즈인데도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결국 KIA의 9-4 승리.

선동열은 국내 무대서 367경기 1647이닝을 던져 28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9이닝을 완투한다고 가정했을 때 6.5경기마다 한 번씩 홈런을 내주는 투수였다. 그런 투수가 한국시리즈 1차전서 홈런을 맞자 관중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해준 것이다.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한화 '다이나마이트 타선', 양의지 오면 완성"


'원조 한화' 강정길 설악고 감독은 기쁜 마음으로 2018년 한화의 분전을 지켜봤다. 준플레이오프 패배는 아쉬웠다. 내년엔 어떨까. 한화는 올해 팀 평균자책점 2위(4.93)를 기록했다. 한용덕 감독과 송진우 투수 코치의 합작품이다.

하지만 팀 타율서는 8위(0.275)에 머물렀다. 특히 아쉬운 대목은 장타력. 팀 홈런 151개로 전체 7위를 그쳤다. 8위 LG(148개), 9위 삼성(146개), 10위 NC(143개) 모두 가을 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팀이다.

올 겨울 한화는 강점인 투수력을 극대화하고 약점인 타력을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묘안이 없을까. FA 양의지(31)를 영입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양의지는 뛰어난 투수 리드와 300이닝 이상 포수 가운데 도루 저지율 1위(37.8%)의 강한 어깨를 지녔다.

홈 플레이트 뒤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투수에게 주는 심리적 상승 효과가 크다. 게다가 양의지는 타율 3할5푼8리, 홈런 23개의 강력한 화력을 지녔다. 호잉(홈런 30개, 타율 0.306), 이성열(34개, 0.295), 송광민(18개, 0.297)과 합쳐지면 1990년대의 '다이나마이트 타선' 재현도 가능하다.


한화는 외부 FA 영입 철수 의사를 밝혔다.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 등 내부 FA 단속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그것으로 충분할까. 강정길 설악고 감독은 "한 번 더 화끈한 투자로 양의지를 데려와 2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