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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부진한 중국경기와 동조" …하강국면 지속

한국 경제가 부진한 중국 경기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하강국면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러한 하강국면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마무리짓는 오는 2020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 "경기 하강국면, 2020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2019년 경제 및 자본시장 전망' 이슈 브리핑에 "지난해 3·4분기 국내 경기는 정점에 도달했다"며 "한국은 과거와 달리 미국 경기보다 중국 경기에 크게 동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과 중국 간 성장률 상관관계가 크게 상승한 반면, 한국과 미국 간의 상관관계는 축소됐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GDP 성장률 추정치를 올해 2.7%, 2019년 2.6%, 2020년 2.5%로 제시했다. 강 연구위원은 국내 경기둔화 요인으로는 "반도체가 주도했던 경기 회복의 한계"를 꼽았다. 그는 "반도체 부문은 주력 제조업에 비해 산업연관 효과나 고용유발 효과가 미약하다"며 "반도체 부문 성장세가 비반도체 부문으로 확대되지 못해 산업 간 격차, 고용과 경기의 괴리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 부진은 "주력 제조업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IT 부문 투자마저 조정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또 자본연은 내년 국내 기준금리는 1.75% 수준에서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이 올해 11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한 차례 인상한 후 내년에는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2020년 3.5% 수준에서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은행은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가 확인된 시점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채권금리, 미국과 탈동조화 …"하락 추세에 한·미 금리 역전 폭 심화"
한·미 채권금리는 '탈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내년에도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자본연 전망이다. 백인석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 채권금리는 5월 이후 하락세를 유지했다"며 "채권금리는 올해 부진한 경기 성장세 둔화로 미국 금리와 탈동조화되며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금리 하락 추세는 중장기 경제여건과 통화정책 요인을 감안할 때 내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봤다. 백 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채권금리 수준이 더 낮아질 것"이라며 국고채 10년물 1.8~2.3%, 3년물 1.7~2.0% 수준의 금리 밴드를 제시했다. 이로써 한·미 금리 역전 폭은 내년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주식 시장 …"내년 상반기까지 증시 부진"
내년 국내 주식시장은 올해에 이어 부진한 성과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주식시장 역시 중국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것이 자본연의 설명이다.

백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국내 경기가 하강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주식은 변동성 대비 수익률이 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코스피 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며 "외국인 매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하반기에 들어서 점차 안정돼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이 예상과 달리 2019년에 경기 둔화국면으로 진입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조정기에 접어든다면 국내 주식시장도 큰 폭의 조정 압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경기 둔화 국면에 진입하며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은 국내 경기 상황과 연관돼 대체로 확장 국면에서는 하락(원화 강세)하는 반면, 둔화와 침체 국면에서는 상승(원화 약세) 한다. 장근혁 연구위원은 "무역분쟁 우려 분위기와 함께 국내 경기 부진 우려와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며 "이 외 중국의 성장세 둔화, 신흥국 금융불안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위험회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