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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 이제 그만"… 지난해 한국에서 300만 마리 희생

美·유럽·한국 등 각국 의료 업계.. 동물실험 대체 실험법 적극 개발

"동물실험 이제 그만"… 지난해 한국에서 300만 마리 희생

사람의 질병 치료를 위해 희생되는 동물실험을 막기 위한 글로벌 동물보호단체들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의료 기술 및 신약개발에 개나 원숭이 같은 동물들이 실험의 대상으로 희생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특히 인간과 비슷한 침팬치와 같은 고등동물을 실험에 사용할 때는 동물 복지에 대한 목소리가 크다.

4일 미국 동물보호 공익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에 따르면 한국에서 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의 수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최고치인 300만 마리 이상이 실험으로 희생됐다. 이는 2012년과 비교해 70% 가량 늘어난 수치이다. 이같은 대량 살상을 막겠다는 것이다.

■동물실험 완전대체 어려워

하지만 원숭이나 돼지의 장기 또는 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장기 이식이 성공해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등 동물실험의 순기능도 적지 않아 향후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어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실험은 새로 개발된 의약품이나 의료용 기구, 화학물질, 식품 등을 인간에 적용하기 전에 그 안전성과 유효성을 동물을 통해 확인한 후 사람에 적용하도록 한다. 동물실험은 의약품의 개발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제대로 된 실험을 위해서는 수많은 동물의 희생이 필요하다.

각국에선 동물실험을 대체할 실험법 개발도 한창이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한국, 캐나다 등에서 동물실험 대체 방법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대체법을 채택해 안전성을 검정하고 있다. 각 국에서 개발한 대체 실험법은 OECD에 제출돼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쳐 채택되고 있다.

동물실험에 대한 대체방법은 규제기관 뿐만 아니라 연구기관에서도 이용되고 있다. 동물 대체실험법에 대한 연구가 각국에서 진행중이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대체는 아직 힘들다는 게 의료 및 신약개발 업계의 입장이다.

■동물보호단체 "동물희생 막아야"

해외에선 동물실험 대체를 위한 기금마련이 활발하다. 지난 1969년 영국에서 설립된 자선단체인 FRAME은 모든 의학적·과학적 절차에서 행해지는 동물실험을 종식시키는 운동을 펼쳐왔다.

설립 당시 100유로의 자금으로 창립자 도로시 해거터(Dorothy Hegarty)의 집 한편에서 시작해 대규모 자선단체로 성장했다.

FRAME은 전문가들을 위한 연간 강의와 관련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영국 노팅엄 대학교에 'FRAME 대안 실험실'을 운영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의 동물보호 공익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도 동물실험 종식에 나서고 있다. 이 단체는 그동안 국내에서 개식용 종식 운동을 함께 펼쳐왔다. HSI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해 진행 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다수인 85%가 본인이 내는 세금으로 동물실험이 아닌, 이를 대체하는 연구를 지원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동물실험 대체를 위한 정부의 연구지원 확대에도 85%가 공감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게 HSI측 주장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6%가 현행 동물실험에 문제가 있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한 와중에 74%는 동물 대신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몰랐다고 답했다.

사람에서 유래한 세포를 쓰거나 사람의 장기를 모사하는 등과 같은 최신기술을 이용한 동물실험 대체를 촉진하는 법적 지원에 대해서는 88%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HSI 서보라미 정책국장은 "정부가 동물실험 대체를 위한 연구 지원과 홍보는 극히 소극적임에도 국민의 대다수가 실험동물 사용을 줄이고 더 나은 예측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길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