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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OB 벌칙 ‘한국식’으로 바뀐다

내년부터 바뀌는 골프 규칙 규칙 간소화·빠른 경기에 중점
드롭 절차 무릎 높이로 바뀌고 스트로크까지 시간 40초 권장

골프룰은 많이 알면 알수록 타수를 줄일 수 있고, 모르면 모를수록 망신살만 뻗친다.

2019년 1월 1일부터 새로운 골프 규칙이 시행된다. 규칙 간소화, 경기속도 단축 등이 이번 개정의 골자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34개조에 124개항과 108개호에 이르던 규칙을 24개조 99개항으로 축소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벌타의 완화다. 스트로크 때 클럽에 두 차례 이상 볼을 맞힌 경우, 볼을 찾거나 확인하는 과정 및 퍼팅그린 위에서 우연히 자신의 볼을 움직인 경우, 움직이는 볼이 플레이어 혹은 그의 캐디, 장비 및 외부 영향에 맞은 경우 등이 앞으로는 벌타가 없어진다.

스트로크 상태를 개선해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에 대한 제약도 완화된다. 스트로크 상태를 개선하더라도 이를 복원하면 페널티를 면할 수 있는 조항도 추가됐다. 예를 들면 OB말뚝 제거 등이 그렇다. 종전에는 경기 중 OB말뚝을 뽑고 공을 쳤다면 코스 개선으로 2벌타를 받았지만 개정된 룰에서는 제대로 복원만 시키면 벌타가 없다.

퍼팅 그린에서의 벌타도 대폭 완화된다. 개정 골프규칙 9-4에서는 고의가 아니라 우연히, 합리적인 동작 또는 규칙적용을 위한 행동일 때는 벌을 주지 않기로 했다. 그린 위에 스파이크 자국과 신발에 의한 손상, 동물에 의한 손상 등은 수리할 수 있다. 또한 클럽 또는 깃대로 퍼트 라인을 접촉해도 벌타가 없다. 손상된 그린을 수리하는 행위, 깃발을 꽂아 놓은 상태서 플레이하다 볼이 깃대에 맞는 경우도 벌타가 없어진다. 즉 깃대를 꼽고 플레이해도 무방하다는 얘기다. 다만 경기가 중단된 동안 그린을 테스트하는 행위에는 벌타가 주어진다.

분실구 또는 OB(아웃 오브 바운즈) 처리의 로컬룰도 '한국식'으로 바뀐다. 개정된 룰에서는 종전처럼 원위치로 돌아가지 않고 2벌타를 받은 뒤 최후로 들어간 지점에서 홀에 가깝지 않은 페어웨이 구역을 포함한 2클럽 이내 구역에서 플레이하도록 했다. 이른바 '한국식 OB티' 로컬룰이 세계적으로 통용되게 되는 셈이다. 이는 원활한 경기 진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프로 경기 또는 아마추어 엘리트 수준의 경기에선 적용되지 않는다.

드롭 절차도 현재 어깨 높이에서 무릎 높이로 변경된다. 드롭한 볼은 구제구역 안에 드롭해야 하고 그 안에 멈춰야 한다. 구제구역은 후방선 구제는 1클럽, 측면 구제는 2클럽으로 변경했다. 또한 지면에 박힌 볼도 박힌 지점에서 홀에 가깝지 않게 1클럽 이내에서 처리하도록 개정했다.

경기 속도와 관련한 규칙도 변경됐다. 볼을 찾는 시간은 최대 5분에서 3분, 플레이어가 스트로크하는데 적용되는 시간은 40초가 넘지 않도록 권장했다. 안전을 확보한 상태라면 준비된 플레이어가 원구 선타(아너)의 순서에 상관없이 먼저 플레이 하도록 권장했다. 페널티 구역(워터 해저드) 내에서 루스임페디먼트(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를 접촉하거나 움직이는 행위, 지면 또는 물에 접촉하는 행위에 대한 벌타도 없어진다.
벙커 내에서 손, 클럽, 장비 등을 사용해 루스임페디먼트를 개정된 룰에서는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다.

한편 골프규칙은 1744년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의 오너러블 컴퍼니에서 최초로 13개 조항의 공식룰을 만든 이래 200년 동안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독자적으로 다른 규칙을 제정하다 1952년 공동규칙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4년마다 수정, 보완해오다 1984년에 모든 규칙을 대폭 재편성, 현재의 34개조 규칙이 만들어졌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