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기고] 드론 페스티벌을 하는 이유

드론의 정체(?)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드론 행사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언론사 등이 드론 행사에 뛰어들고 있다. 워낙 많이 열리다보니 숫자 파악도 어렵다. 불과 3,4년 전부터의 현상이다.

개최 목적은 드론 체험과 홍보 등 드론의 대중화, 드론산업 활성화로 요약된다. 4차산업혁명과 결부시키는 것도 빠지지 않는 행사 컨셉이다. 명칭도 축제, 페스티벌, 엑스포 등으로 다양하다. 관객도 꽤 몰려드는 편이다. 이같은 드론 행사의 양적 확산을 일단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그럼 드론 행사가 왜 이리 붐을 타고 있는가? 먼저 드론이 우리 사회에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뛰어난 기동성과 다양한 활용성이라는 드론의 장점 덕분이다. 드론의 활용도가 어느 정도인지, 한국 드론산업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등을 보여주는 무대가 바로 드론 행사이다.

또한 좁게는 지역 주민, 넓게는 국민들에게 드론 체험기회를 제공하는 등 대국민 서비스의 성격도 띠고 있다. 아동들에게는 드론 비행이 신기하기만 하다. 청소년들은 드론의 갖가지 활용을 보고 창의성과 상상력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이 자라서 산업간 융복합과 4차산업혁명의 주역으로 활동할 수 있다. 행사 주최기관의 홍보는 기본이다.

하지만 행사 내용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마디로 획일적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드론 전시와 드론 체험비행은 아예 기본 코너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드론 레이싱, 드론 촬영, 드론 배틀 등이 추가되고, 3D 프린팅 등이 가미된다. 드론 코딩과 드론 낚시, 축구 등 드론을 매개로 하는 각종 오락게임이 곁들여지기도 한다.

여기까지가 국내 드론 행사들의 대체적인 내용물이다. 그래서 대부분 행사가 엇비슷하다. 이러다보니 드론 주최측도 고민에 빠진다.

행사를 할 때마다 새로운 테마, 컨텐츠를 발굴해야 하는데,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론적으로는 드론의 활용범위가 거의 무한대라고 하지만,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별개 문제이다. 실용성과 대중성, 작품성을 갖추고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행사 콘텐츠를 발굴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 한 기관이 이색적인 드론 퍼포먼스를 발굴하면 금새 다른 기관들로 퍼진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곳도 3년 전부터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드론 행사를 치르고 있다. 행사 때마다 색다른 코너를 만드느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하지만 점점 높아지고 있는 관객들의 수준에 부합할 수 있는지 자신할 수가 없다. 드론 행사를 주최하는 다른 기관들도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다.

그래도 처음으로 드론 행사가 개최될 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수준은 크게 나아졌다고 본다. 양적으로도 많아지고, 질적으로도 다양해지고 세련돼가고 있다. 단순 코너보다 응용, 융복합 코너가 많아지고 있다.

드론 페스티벌도 진화하는 모양이다. 요즘말로 격(格, quality)있는 드론 행사를 기획하기 위한 주최기관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드론 행사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국민들께서도 이런 사정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고, 드론 행사에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으면 한다. 드론산업은 국민의 관심과 응원을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기고] 드론 페스티벌을 하는 이유
설동성 (사)한국드론산업협회 고문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