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노트9 분해도. 맨 위에 넓은 구리판으로 된 부분이 히트파이프다.
갤럭시 노트7에 넣었던 히트파이프
스마트폰 제작에 ‘히트 파이프(heat pipe)’가 필수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히트 파이프란 중앙처리장치(CPU)의 열을 분산시키는 장치로 과거에는 고사양 게임을 돌리는 게이밍 PC에서나 볼 수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열을 내보내는 방법은 2가지다. 일반 PC처럼 팬을 달아 열을 내보내는 공랭식, 히트파이프처럼 물을 담아 열을 분산시키는 수냉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NEC가 자사 스마트폰 ‘미디어스’에 히트파이프 설계를 선보인 이후 대부분의 고성능 스마트폰에 히트파이프 설계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파이프에 소량의 물을 채운 히트파이프는 AP온도가 올라가면 물이 수증기로 변해 AP와 먼곳으로 이동한다. 이동한 수증기는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AP와 가까운 곳으로 이동한다. 이렇게 히트파이프 안의 물이 액체상태와 기차 상태를 반복하며 AP의 온도를 낮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7부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위에 수냉식 하트파이프를 붙였다. 특히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 노트9은 기존 히트파이프 성능을 대폭 강화한게 특징이다. 히트파이프의 부피는 95㎣에서 350㎣ 3배 이상 키웠다. 열전도성이 높은 탄소섬유까지 보강해 열 분산율을 높였다. 이번에는 효율적으로 열을 방출해도록 2개의 열 전달 물질 사이에 구리를 추가했다. 구리는 AP에서 발생한 열이 더 효율적으로 쿨링 시스템까지 다다를 수 있도록 돕는다. 물이 소량 들어가 있지만 히트파이프를 잘라도 육안으로 보기 힘들 정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8에 비해 갤럭시 노트9의 열 흡수능력은 3배, 열 전도 능력은 3.5배 더 높다”면서 “게임 등 고사양 앱을 돌리고 AP의 기능을 활용하려면 히트파이프 설계는 필수적인 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LG전자 V40분해도. 배터리 우측 윗쪽에 히트파이프가 붙어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V40 씽큐(ThinQ)’역시 히트파이프 설계를 채택했다. 고사양 게임과 고화질 동영상 촬영을 위해서다. V40의 히트파이프 폭은 4.6mm로 전작(V30)보다 50% 이상 커졌다.
겉면을 구리로 덮고 물을 0.05㎎ 투입했다. 발열 부위 열을 일정 시간 물로 저장했다가 다른 공간으로 천천히 분산시키며 스마트폰 내부 온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AP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도 발열을 잡지 못하면 성능 저하 현상이 생길 수 있다"면서 "게이밍 PC수준의 고성능 스마트폰을 개발하려면 히트파이프 설계는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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