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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증시 결산<4·끝>증권업계] 유령주식 사태에 증시 급락까지… 증권사 CEO 교체 바람

골드만삭스 공매도 미결제 사고..공매도 징계 사상 최고 75억 부과
삼바發 국제회계기준 논란 촉발..한투·KB 등 증권사 CEO 교체

[2018 증시 결산<4·끝>증권업계] 유령주식 사태에 증시 급락까지… 증권사 CEO 교체 바람

금융위기 10년을 맞은 2018년 여의도 증권가에는 각종 사건·사고가 줄을 이었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라는 초유의 사건에 이은 골드만삭스의 무차입 공매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굵직한 사건들이 지난 1년 동안 벌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3000포인트 장밋빛 전망이 무색할 만큼 하락세를 나타내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연초 26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지수는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금리인상 등의 충격으로 지난 10월 말에는 2000선 밑으로 고꾸라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의도를 주름잡던 대형 증권사의 장수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이어 교체됐다.

■삼성證, 골드만삭스, CERCG

지난 4월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조합원 계좌로 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 대신, 주당 1000주를 입고하는 전산입력 실수를 냈다.

일부 직원들이 잘못 입고된 자사주를 장중에 매도하면서 삼성증권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국내 주식시장 매매시스템의 허술함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 사건으로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가 물러났고, 삼성증권은 일부 영업정지 6개월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골드만삭스증권의 공매도 미결제 사고는 공매도 폐지 논란에 불을 붙였다.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은 5월 말 무차입 상태에서 상장주식 156개 종목, 401억원에 이르는 공매도 주문을 내 공매도 제한 규정을 위반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말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GSI)에 75억48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매도 징계 사상 최대 규모다.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사건도 5월에 불거졌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CERCG 자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자산담보기업어음(ABCP)으로 유동화해 국내 증권사 등에 1650억원 규모를 판매했다. 그러나 해당 자회사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ABCP에 크로스디폴트(동반채무 불이행)가 발생하면서 국내 증권사 등이 대규모 손실을 떠안게 됐다.

■삼바 분식회계, 장수 CEO 교체

국제회계기준(IFRS) 논란까지 촉발 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는 올해 증시를 뒤흔들었다.

금융당국은 감리위원회, 증선위를 거쳐 고의 분식회계로 결론냈고, 증선위는 11월 대표 및 담당임원 해임권고, 과징금 부과 및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벌였고, 기업심사위원회를 통해 상장유지를 결정했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원칙 중심의 국제회계기준(IFRS)를 도입한 이후 회계처리에 대해 전문가들의 해석이 엇갈리면서 법 체제의 신뢰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전문가의 판단을 존중하는 IFRS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 장수 CEO들도 가는 세월을 막지 못하고 대거 교체된 점도 눈에 띈다. 12년간 한국투자증권 CEO로 재직해 '최장수 증권가 CEO'로 유명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최근 부회장으로 내정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정일문 부사장이 바통을 이었다.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둔 KB증권의 윤경은·전병조 각자 대표도 나란히 사의를 표명했고, 후임에는 박정림 KB증권 부사장과 김성현 KB증권 투자은행(IB)총괄 부사장이 선임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5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온 홍원식 대표가 물러나고, 김원규 전 NH투자증권 대표가 뒤를 잇기로 했다.

이 밖에 증권거래세 폐지 논란 가열, 대체거래소 도입 논의,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 등도 2018년 증권가 주요 뉴스로 꼽힌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