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명을 달리한 영화계 별들을 돌아본다.
1. 스탠 리(만화가, 스토리작가, 배우, 영화제작자)
‘마블의 아버지’라는 말로 수식이 가능한 사람. 마블 엔터테인먼트 명예회장으로 마블 코믹스의 인기는 물론 오늘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의 세계적인 성공 등이 모두 그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39년 코믹스 출판사에 취직, ‘캡틴 아메리카’의 스토리 작가로 본격적인 코믹스 작가의 이력을 쌓기 시작했다. 1960년대 초 창간한 ‘판타스틱 포’가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마블 코믹스를 크게 키웠다. 이어 헐크, 스파이더맨, 토르, 아이언맨, 닥터 스트레인지, 엑스맨, 어벤져스 같은 캐릭터 및 스토리를 창조해냈다.
마블 코믹스 원작의 영화마다 카메오로 출연하면서 해외의 영화팬들에게도 유명해졌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11월 12일,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와 폐렴으로 사망했다. 향년 95세.
2. 윌리엄 골드만(각본가, 소설가)
[내일을 향해 쏴라]와 [대통령의 음모]로 아카데미 각본상과 각색상을 수상한 할리우드의 각본가. 1957년 첫 소설 ‘황금의 사원’부터 2003년 [드림캐쳐]까지 50년 동안 현역으로 펜을 잡아 왔을 뿐 아니라, 2018년에도 단편영화의 각본을 집필하는 등 창작의 끈을 놓지 않은 위대한 작가다.
그가 직접 창작했거나 각색한 걸작은 앞서 소개한 영화들 외에도 [스텝포드 와이브스], [마라톤맨], [머나먼 다리], [미저리], [채플린], [투명인간의 사랑], [앱솔루트 파워] 등 헤아리기 힘들다.
그는 대장암을 앓다가 폐렴과 합병증으로 11월 16일 사망했다. 향년 87세.
3. 버트 레이놀즈(배우)
근육질 몸매와 콧수염이 트레이드마크였던 1970~1980년대 할리우드 마초 섹시스타. 미국에서의 인기에 비해 한국에는 그의 전성기 개봉작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미식축구 선수였으나 무릎을 다친 후 배우로 전향했다. 1958년 데뷔해 60년대에는 주로 TV드라마의 조연으로 활약했고, 70년대에 [서바이벌 게임], [캐논볼] 같은 액션영화에 거듭 출연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007 제임스 본드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본인 스스로 그 역할은 영국인이 맡아야 한다며 거절했던 신사였다.
1998년 [부기나이트]에서 포르노영화감독 잭 호너 역을 연기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고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2010년 심장수술 후 노환과 여러가지 지병에 시달리다가 9월 6일 82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4.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감독)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마지막 황제], [몽상가들] 등을 연출한 이탈리아 출신의 영화감독.
스무 살 무렵, 시인이던 아버지의 친구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을 만나 [아카토네]의 조감독으로 함께하며 영화 연출의 길에 들어섰고, 24살에 연출한 [혁명 전야]로 일찌감치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말론 브란도 주연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일찌감치 그에게 국제적 명성을 가져다줬으나 지난 2016년, 주연 여배우 마리아 슈나이더가 “감독이 사전 동의 없이 강간 장면을 찍었다”고 밝혔던 사실이 재조명되어 비난을 받기도 했다.
1987년,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의 일생을 그린 [마지막 황제]는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9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모두 수상하는 진기록을 남겼고 베르톨루치 감독은 세계적 거장이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그는 암투병 끝에 11월 26일 이탈리아 로마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7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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