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형 토큰' 제도권 안착 염두
전통금융기관 위한 사전작업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기관투자자 영입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암호화폐 시세 하락으로 일반 투자자들의 참여가 줄어들고 내년부터는 전통금융기관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비즈니스모델(BM)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년 암호화폐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인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이 제도권에서 자리를 잡으면,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폭도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코인원, 코빗, 고팍스, CPDAX, 빗썸(글로벌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의 조정된 거래량순) 등 한국 기반 암호화폐 거래소는 개인 투자자를 넘어 기관 투자자들을 주요 이용자로 안착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나선 상태다.
지난 2014년 비트코인 거래 등 국내 최초 암호화폐 거래소로 등장한 코빗과 CPDAX는 각각 '나스닥 매칭엔진'과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커스터디(3자 수탁형태의 암호화폐 보관·관리) 서비스'를 내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코빗은 기존 암호화폐 거래 시스템에 나스닥 매칭엔진을 도입해 초당 10만 건 이상 주문을 처리하는 등 보다 안정적이고 보안이 강화된 거래를 지원한다는 목표다. 또한 금융정보교환을 위한 글로벌 표준규약(FIX프로토콜)과 나스닥의 초고속 시세전송규약(ITCH프로토콜)을 동시에 지원함으로써, 기관 투자자가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트레이딩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전문기업 코인플러그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CPDAX도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 개인인증서 보안시스템을 갖춘 CPDAX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향후 CPDAX 앱을 통해 개인과 기관 투자자를 위한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업체 스트리미 역시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를 운영하면서 쌓은 보안·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커스터디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 법원이 몰수판결을 내렸거나 범죄 현장에서 압수한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보관·관리하는 '다스크(DASK)'를 출시한 것이다.
스트리미는 우선 법 집행기관을 대상으로 무료로 다스크 서비스를 실시한 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민간 업체를 위한 커스터디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빗썸은 일본과 미국 등 12개국 거래소와 'BXA(블록체인 거래소 연합)'를 이룰 예정이다. 빗썸 최대주주인 김병건 BXA 대표는 "내년 2·4분기에 출시할 BXA 메인넷(독립된 블록체인 네트워크)을 통해 법정화폐와 암호화폐 간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과 암호화폐 결제 및 증권형 토큰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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