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위로 솟아오르는 황금빛 기포, 한 잔의 샴페인은 흔히 '축배'의 잔으로 상징돼 연말연시에 특히 인기가 높다.
샴페인은 상파뉴(Champagne)라는 파리에서 북동쪽으로 90분 거리에 있는 프랑스의 한 지역의 영문식 표기 명이다. 이 지역은 지리적인 영향으로 산도가 다른 와인생산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샴페인의 독특한 맛을 내는 특징이 된다. 샴페인은 오직 상파뉴 지역에서만 만든 스파클링 와인만을 '샴페인'으로 부른다. 피노누아, 피노 무니에르, 샤르도네 등 3가지 품종을 원료로, 주로 9월말에서 10월초 수확해 두 번째까지 압착한 포도즙까지만 사용 할 수 있는 등 생산과정과 규칙이 특별하다.
그 때문에 샴페인에 대한 평가는 그 어떤 와인보다도 엄격한데, 21세기 들어 가장 돋보이는 와인이 '파이퍼 하이직 레어 2002(사진)'다.
최고 샴페인이라는 명성은 시대에 따라, 품평회 별로 바뀌었지만 '파이퍼 하이직 레어 2002'는 최근 몇년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와인 품평회들의 1위 자리를 싹쓸이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이름을 드높였다. 샴페인 중에서 최고의 샴페인만 전문으로 평가하는 파인 샴페인 매거진과 세계 최대 와인 정보 플랫폼인 테이스팅북사가 2000~2009년에 생산된 빈티지 샴페인과 프레스티지 퀴베(샴페인 하우스들의 최상급 샴페인) 샴페인 1000여 종 중에서 2000년대 최고의 샴페인을 찾는 품평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마리 앙투와네트, 마릴린 먼로의 샴페인으로도 불리는데, 지난 1785년 플로렌스 루이 하이직에 의해 '마리 앙트와네트 여왕을 위한 최고급 샴페인 생산'을 운영 목표로 설립됐기 때문이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이 샴페인의 최초의 브랜드 홍보대사였던 셈이다.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는 "나는 샤넬 넘버 5를 입고 잠이 들고, 파이퍼 하이직 한잔으로 아침을 시작해요"는 말로 '파이퍼 하이직 레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파이퍼 하이직 레어 2002는 크리스탈 같이 맑은 느낌의 샴페인으로, 망고, 키위 등의 열대 과일과 헤이즐넛, 아몬드, 말린 무화과의 향이 섬세하다. 흰 후추, 스모키한 찻잎, 그리고 코코아 등의 부드러운 스파이스 향이 와인의 깊이를 더한다. 마무리를 장식하는 부드럽고 가벼운 맛이 식후주로도 안성맞춤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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