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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택시장 전망 모두 하방] 헬리오시티 '잔금 대란' 오나.. 84㎡ 전셋값 4억대로 주저앉아

잔금 기한 2개월여 남았는데 1주택·다주택자 대출 막혀
잔금 연체이자 문의까지 ..향후 전셋값 더 떨어질 수도

[올해 주택시장 전망 모두 하방] 헬리오시티 '잔금 대란' 오나.. 84㎡ 전셋값 4억대로 주저앉아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 전경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9510가구) 84㎡ 전셋값이 4억원대까지 수직 하락했다. 지난해 가을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 낮다.

9000가구 넘는 매머드급 단지의 매물을 충분히 소화하기 어렵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입주지정기간 마감을 3개월 앞둔 상황에서 대출규제 강화에 입주물량 부담에 따른 전셋값 급락까지 겹치면서 잔금 납부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평대 4억대로↓ "추가 하락?"

8일 가락동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전세가 4억8000만원에 계약을 마쳤다. 조건부 계약에 전셋값만큼 대출이 끼어있는 저층 매물이지만 지난해 가을 같은 면적의 전셋값이 7억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추락이다. 가락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5억원대 전세물량이 아직 남아있고, 가장 낮은 가격으로 나온 매물은 대출이 2억~3억원 끼어있는 5억원짜리 전세"라며 "올해 3월 말까지 잔금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잔금 마련이) 급한 사람들이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 집을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줄 알고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다시 올리려고 하면서 일주일간 매물이 싹 빠졌다"면서도 다음달쯤 다시 전세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셋값 약세 전망은 입주 마감일인 오는 4월 1일 이전에 잔금을 치르려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쏟아질 물량도 상당하다. 대출이 막힌 1주택자나 다주택자는 거주하고 있는 집을 팔거나 전세를 놓아 마련한 자금으로 직접 입주할 수 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런 방법마저 어려워지는 '돈맥경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양잔금 연체이자 문의 전화도

이런 가운데 입주마감일이 지난 뒤 잔금을 치르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연체이자를 문의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헬리오시티 시공 3사(삼성물산,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중 한 곳의 분양 관계자는 "잔금연체와 관련해 전화가 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입주마감일이 지나면 중도금과 잔금에 대한 연체이자가 발생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연체이자가 가산된다. 헬리오시티는 분양가의 60%가 중도금, 30% 잔금, 10%가 계약금이다.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7억6700만~9억2600만원이기 때문에 잔금은 2억1030만~2억7708만원이다.

이 분양 관계자는 "잔금 미납기간에 부과되는 연체요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3월 말쯤 나올 것 같다"면서도 앞서 다른 현장에서 잔금 연체료율이 8%였기 때문에 이번에 6~8%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체이자를 물면서 잔금을 계속 치르지 못할 경우 결국 분양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헬리오시티 중도금 집단대출을 담당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중도금 이자가 3%대 초반"이고 "연체이자는 입주일 마감 이후 첫 1~2개월은 약정이자에 8% 가산된다"고 말했다. 이어 "3개월부터는 원금의 연 8%가 붙기 때문에 부담이 확 커진다"면서 "이보다 중요한 건 대출에 대한 연체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신용거래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