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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선행지표 법원경매] "집값 더 떨어질것" 입찰 미뤄… 낙찰률은 1년새 절반 뚝

불황 등에 아파트 경매 늘었지만 투자자는 관망세 속 응찰 신중
이달 서울지역 낙찰률 25% 그쳐..업계 "3∼4월 싼 물건 쏟아질 듯"

[부동산 선행지표 법원경매] "집값 더 떨어질것" 입찰 미뤄… 낙찰률은 1년새 절반 뚝

"오는 3~4월 정도가 되면 법원경매 물건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시세 대비 저렴한 인기 아파트 경매물건도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경기 흐름을 가장 빠르게 반영해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가 되는 법원경매 시장에서 매물이 늘고, 입찰자와 낙찰률은 하락하고 있다. 주택가격 하락과 금리인상, 경기침체로 경매 매물은 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올 들어 서울 강남, 용산 등 경매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서울 알짜 아파트들도 경매시장에 등장하면서 올 한 해 경매가 부동산 시장의 핫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올 경매 낙찰가율 100% 이하로

14일 법원경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1~13일) 서울 지역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경매물건의 낙찰률과 응찰자수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13일 서울 아파트 법원 경매 진행건수는 총 28건으로 낙찰건수는 7건, 낙찰률은 25%, 낙찰가율은 97%, 평균 응찰자수는 5.3명으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기간 낙찰률은 62.5%, 평균 응찰자수는 9.7명으로 올해보다 2배가량 높았고, 낙찰가율도 104.1%로 높았다.

낙찰가율이 10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감정가보다 낮게 응찰해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을 맞았다는 것을 뜻한다. 부동산 시장이 약세장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경매 시장에 나오는 아파트는 법원의 감정평가가 이뤄지고 약 6개의 시차를 두고 경매가 진행된다. 아파트 가격 상승기에는 감정평가 가격보다 시세가 비싼 경우가 많아 응찰자수, 낙찰률, 낙찰가율이 오른다. 예를 들어 감정평가 당시 5억원이던 아파트의 시세가 경매 시점에 6억원이 됐다면 120%의 낙찰가율까지는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매물건이 실제 낙찰돼 주인을 찾아가는 낙찰률도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실제 지난 10년 동안 1월 1~13일 낙찰률을 비교해 봐도 올해는 25%로 2010년 이후로 가장 낮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2010년 44.8%, 2011년 30%로 꾸준히 30~40%대를 유지했고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지난해에는 62.5%로 오르기도 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낙찰률 하락은 아파트 가격이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거래량도 줄면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해 입찰 자체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며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며 좋은 매물에는 적극적으로 입찰가를 적어 낙찰가율은 아직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3~4월 이후 가격 하락 본격화

경매업계에서는 올 3~4월 이후 경매물건이 늘고 시세 대비 저렴한 아파트들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월 현재 낙찰률이 25%에 불과하다는 것은 경매에서 팔리지 않고 유찰된 물건이 75%라는 의미로 이들 물건은 1개월 후 다시 경매가 진행된다. 서울 아파트 기준 한번 유찰된 물건은 20%가량 낮은 가격으로 재경매를 진행한다. 장 팀장은 "3~4월쯤 되면 1~2월에 걸쳐 유찰된 물건들이 나오면서 경매 아파트 물건은 늘고 가격 하락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에는 주택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경매 낙찰가율이 100%를 넘는 물건이 많았지만 올 1~3월 이후로는 낙찰가율이 100% 이하인 물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손에 잡히는 경매'의 저자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지난해 9·13대책이 나오기 전 높은 감정가를 받았던 아파트들이 경매 시장에 나오는 올 1~3월까지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며 "이후로는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입찰자와 경매 낙찰가율도 동반 하락해 투자자에게 좋은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방 쪽에서 경매물건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면서 "올해부터는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경매물건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