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울산공장 야경.
SKC울산공장 직원이 프로필렌옥사이드 제조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SKC가 중국에 울산공장 같은 생산거점을 만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에 폴리우레탄 등의 원료로 쓰이는 프로필렌옥사이드(PO) 공장을 해외 기업들과 합작으로 세운다는 사실은 공개했지만 PO의 다운스트림 사업도 함께 진출한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O는 프로필렌에서 나오며 PO를 바탕으로 폴리올과 프로필렌글리콜(PG)이 생산된다. 프리올과 PG는 의약품, 쿠션, 화장품, 자동차 시트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23일 찾은 SKC울산 공장에서 만난 하태욱 SKC 화학생산본부장은 "SKC는 경쟁사보다 앞선 기술력으로 PO뿐 아니라 PG와 폴리프로필렌글리콜(PPG)도 함께 해외 진출에 나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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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독보적인 PO생산 기술
SKC는 지난해 10월 독일 화학기업 에보닉과 엔지니어링기업 티센크룹인더스트리얼솔루션스(tkIS), 중국 석유화학기업 QXTD와 중국 산둥성 쯔보시에 PO제조기술 'HPPO' 공법을 적용한 신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당시는 PO 이외의 제품 생산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PO를 생산하는데 여러가지 공법이 있다. 그 중에서 HPPO 공법은 친환경적이고 효율성이 높아 글로벌 기업들이 주로 적용하고 있다. 이 공법에 대한 기술은 에보닉-tkIS과 바스프 등이 보유하고 있다. 다만 바스프 등은 외부에 기술 라이센스를 주지 않고 직접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C가 이번 합작사에 포함된 배경이다. SKC는 이 기술을 2008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HPPO 공법은 과산화수소로 PO를 만드는 것으로 물 이외의 부산물이 나오지 않아 경제적이고 유해물질이 배출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 본부장은 "SKC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설비를 설계부터 상업화까지 2년만에 해냈다"며 "그리고 10년 넘게 100%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라이센스 도입한 회사 중 유일하다"고 말했다. 특히 폐열 재활용을 도입하는 등 공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설계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60% 이상 줄였다.
SKC울산공장에는 현재 PO 31만톤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중 13만톤을 HPPO 공법으로 만든다. 실제 공장 내 도로를 가운데 두고 HPPO공법의 PO제조시설과 과거부터 활용한 PO-SM 공법의 제조시설은 규모부터 달랐다. HPPO 공법의 제조시설은 PO-SM보다 4배 정도 작은 부지에 설치됐다. 초기 시설 투자비에서 PO-SM공법에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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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다운스트림 사업도 해외진출
SKC는 중국에 PG생산시설까지 함께 구축한다. PG가 쓰이는 화장품, 약품 수요가 늘면서 중국시장 성장률은 연 6%에 달한다. SKC관계자는 "안정적인 원료 수급이 중요한 PG특성상, 원료인 PO와 함께 진출하는 게 유리하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또 SKC는 울산 공장 부지에 함께 있는 일본 미츠이화학 합작사 MCNS와 함께 폴리우레탄의 원료 PPG 생산시설까지 만드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SKC가 PO의 다운스트림 사업까지 함께 해외로 진출하려는 이유는 시장성장성과 함께 PO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국내 시장은 성장성이 제한되고 아시아, 중동에는 뚜렷한 경쟁사가 없어 공격적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SKC는 중국 뿐아니라 중동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울산공장 같은 생산거점을 세운다는 방침을 세웠다. SKC관계자는 "2025년까지 PO생산량을 100만톤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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