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4개월만에 하락한 76.6을 기록하면서 올해도 사업자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월 CBSI 지수 하락은 연초 발주가 급락하는 계절적 요인이 원인이다. 그마나 정부가 총 24조 규모의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면서 하락폭이 줄었다.
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월 CBSI는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도는 76.6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CBSI는 지난해 부동산 대책 9·13 대책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8월과 9월 60선으로 부진했다. 이후 12월까지 통계적 반등 및 연말 발주 증가 영향으로 지수가 3개월 연속 회복했으나 올 1월에는 다시 하락했다.
CBSI가 하락한 이유는 연초 발주와 기성이 급락하는 계절적 요인이 가장 크다. 건설기성은 건설업체의 국내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집계한 통계로 해당 월에 실행된 건설투자를 뜻한다. 통상 1월은 전년 12월에 비해 공사 발주 및 기성이 급격히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통상 1월 CBSI 지수는 전월 대비 7~10포인트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5년 평균 1월 지수 하락폭은 -8.6포인트이지만 올해는 절반 수준인 4.3포인트만 하락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지난 1월말 23개 총 24조 규모의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것으로 발표함에 따라 일부 긍정적 영향을 미쳐 지수 하락폭이 예년에 비해서는 다소 완만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형기업의 지수가 전월비 상승한데 반해 그 외 중견 및 중소 건설기업의 지수는 악화됐다. 예타 면제 사업이 주로 대형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중견 및 중소 건설 기업들에게 이번 정책 발표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신규 공사수주 지수는 전월 대비 1.3포인트 상승한 87.7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7.2포인트, 0.1포인트 하락해 2개월 연속 지수가 하락한 바 있다. 공종별로 보면 토목은 하락했고 주택과 비주택 건축 부문은 상승했다.
한편, 2월 CBSI 전망치는 1월 실적치 대비 5.6포인트 상승한 82.2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치에 비해 다음달 전망치가 높은 것은 건설 기업들이 2월에는 경기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연구원 측은 "통상 통계적 반등 효과로 2월 전망지수가 1월 실적치보다 높게 측정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공공공사 발주가 당장 크게 증가하기 어렵고, 민간부문도 크게 회복되기 어려워 2월 CBSI 실적치가 80선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