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7415억… 주식 거래중지
채권단, 필리핀 현지은행과 협상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수빅조선소 부실의 여파로 결국 자본이 잠식되는 등 위기를 겪고 있지만 부실을 성공적으로 털어낼 경우 재도약하는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도 필리핀 은행들과의 협상을 통해 한진중공업의 정상화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실제 산은 등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앞선 필리핀 현지은행과의 두 번째 협상을 통해 수빅조선소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대신 필리핀 현지은행의 한진중공업 본사에 대한 연대보증채무를 완전 해소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한진중공업은 13일 자회사이자 필리핀 해외 현지법인인 수빅조선소 기업회생절차에 따른 손실을 반영하면서 2018년도 연결재무제표 결과 자본잠식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의 자본총계(비지배지분 제외)는 2017년 5579억원이었지만 2018년 마이너스(-)7415억원이다.
이날 한진중공업이 자본잠식을 밝히면서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주식거래도 일시 정지됐다. 다만 한진중공업 측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필리핀 은행들과의 협상이 마무리되고 국내외 채권단의 출자전환 추진 등으로 자본잠식을 해소하게 되면 상장유지와 주식거래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진중공업 주채권은행인 산은도 보증채무 4억1000만달러가 현실화된 것과 관련해 "협상이 원만히 타결된다면 국내 채권단과 함께 필리핀 은행들이 출자전환에 참여해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는 만큼, 최선의 결과가 나오도록 주채권은행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채권단은 지난 6일 필리핀 현지은행에 2차 협상단을 파견한 바 있다. 협상단의 목표는 수빅조선소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대신, 필리핀 현지은행의 한진중공업 본사에 대한 연대보증채무를 완전해소하는 것이다. 수빅조선소가 수주한 잔여선박 8척 처리, 필리핀 법원에 대한 인가 문제가 쟁점으로 남았다.
실제 시장에선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 부실을 털어내게 된다면 재도약의 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수빅조선소는 2016년 182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17년 2335억원, 작년에도 3·4분기까지 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모회사인 한진중공업 재무건전성을 악화시켜 왔다. 반면 같은 기간 한진중공업은 2016년 493억원, 2017년 866억원, 지난해 72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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