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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 이겨낸 제약·바이오주… 외국인 쓸어담는다

전 고점 대비 20~30% 떨어져 저가 노린 외국인 매수세 유입
매수 상위 10개 중 5개가 바이오 美 FDA 승인·임상 돌입 주목

엄동설한 이겨낸 제약·바이오주… 외국인 쓸어담는다

외국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주를 사들이고 있어 관심이다. 특히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거나 임상에 돌입한 기업에 대한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어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높아지고 있다.

■제약·바이오주 담는 외국인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3500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은 2000억원, 400억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가 716포인트에서 740포인트로 올라서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이 코스닥 지수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특기할 점은 외국인 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 절반인 5개 종목이 바이오주라는 점이다.

외국인은 이 기간 바이로메드를 415억원 가량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뒤를 이어 포스코켐텍, 셀트리온헬스케어, 메지온, 삼천당제약, 카페24, 서울반도체, 오스코텍, 에스티큐브, 대아티아이가 뒤를 이었다. 바이로메드와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천당제약, 오스코텍, 메지온 등은 제약·바이오주다. 외국인은 바이오 5개 종목에서 대부분 수익을 내고 있다. 삼천당제약의 경우 이달 초 4만5000원대에서 4만9000원대로 올라섰다. 오스코텍도 2만4000원대에서 2만70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의 제약·바이오주 매수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다른 투자 주체들은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기관의 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에는 단 한곳도 없이 모두 다른 업종의 종목들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주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바이오주들은 전 고점 대비 20~30% 정도 하락해 있는 상황이다. 국내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관련주 이후에 긍정적인 업종을 찾고 있다"며 "업황에 따라 바이오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고, 외국인 매수 역시 저가매수 매력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약·바이오에 힘 싣는 FDA 훈풍

대웅제약은 지난 7일 코스닥시장에서 장중 21만7000원까지 거래되며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여만에 21만원선을 회복했다. 지난해 30일 13만20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최근 상승세에 힘입어 50% 넘게 급등했다.

대웅제약의 최근 주가급등 사유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최종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FDA는 지난 2일 미간주름 적응증에 대한 승인을 발표했고, 나보타는 오는 4월부터 '주보'라는 제품명으로 미국시장에서 판매된다.

이처럼 최근 증시에서 FDA 승인을 받거나 임상에 돌입한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다.

막연한 기대감에 급등했던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실질적 성과를 낸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최근 한달간 외국인 순매수 총액이 7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외국인은 지난달 24일부터 현재까지 무려 11거래일 연속 이 회사의 주식을 사들였다. 한미약품은 최근 한달간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300억원을 돌파했다.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의 큰 변동성은 신약 파이프라인의 성공 확률이 낮고, 아직까지 국내에서 글로벌 신약개발에 성공한 케이스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성공 케이스가 등장하면서 변동성에서 추세 상단으로 주가상승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