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2018년 한국영화산업 결산' 보고서
2018년, 전체 극장 관객 수는 2억 1639만 명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한 반면, 매출액은 1조 81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영화 관객 수는 1억 1015만 명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한국영화 수익률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영화진흥위원회가 18일 발표한 ‘2018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영화 관객 수는 1억 1015만 명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도 전년보다 하락한 50.9%를 기록하면서 8년 연속으로 50%대를 아슬아슬하게 지속했다. 2018년 인구 1인당 관람횟수는 4.18회로 2013년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배급사 관객 점유율에서는 지난해 2위였던 롯데가 17.1%로 1위에 올라섰다. 디즈니는 13.9%를 차지하며 2위로 약진했으며, 15년간 부동의 1위였던 CJ ENM은 13.3%에 그쳐 3위로 내려왔다.
■ 디지털 온라인 시장은 8.6% 성장, 해외 매출은 32.3% 급감
디지털 온라인 시장 총 매출 규모는 47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국내외 OTT 사업자 간 경쟁으로 인터넷 VOD 시장이 주목받고 있지만, 한국영화 디지털 온라인 시장은 아직까지 TV VOD가 주도하며 전체 매출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당분간 TV VOD가 강세를 보이겠지만, 정보통신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모바일에 익숙한 관객층 확산으로 인해 조만간 인터넷 VOD 시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해외 매출 총액은 8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3% 감소했다. 완성작 수출은 전년 수준을 지속했지만 서비스 수출액이 전년대비 50.4% 급감한 영향이다.이는 중국에 의존해 급성장한 기술서비스 수출의 한계가 드러난 결과로 보인다.
■한국 상업영화 순제작비 상위 40편 추정수익률 -17.3%로 잠정 집계
2018년 한국영화 개봉작 중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인 상업영화 40편의 평균 총제작비는 103.4억 원으로 전년대비 5.7%, 평균 순제작비는 79억 원으로 전년대비 7.8% 상승했다. 이들 상업영화 40편의 평균 추정수익률은 -17.3%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수익률 18%에서 대폭 하락한 수치이며, 2012년 이후 흑자 기조를 지속해오던 한국영화 수익률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이다.
수익률 폭락의 주요 원인은 순제작비 100억 원 이상인 고예산 영화들의 흥행 부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들 영화가 관습적인 흥행코드를 나열한 서사로 관객들에게 피로감을 주며 외면 받았고, 성수기를 노린 일률적인 배급 전략이 제로섬 게임으로 치달은 결과로 보인다.
반면 순제작비 30억 이상~50억 미만의 수익률은 1.6%, 50억 이상~80억 미만의 수익률은 -1.1%로 중저예산 또는 중급 규모 영화들이 전체 평균 수익률의 하락을 완화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추정수익률은 관련사에서 제공한 대략의 제작비 총액에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관객 수를 기반으로 발표하는 추정치로 향후 실집계 시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 소수영화에 스크린이 몰리는 상영 배정의 편중(스크린 독과점) 심화
2018년 소수 영화에 스크린이 몰리는 현상은 더 심화됐다. 일별 상영점유율 기준 1위 영화가 평균 33%, 2위가 20.7%, 3위가 13.8%를 차지함으로써 1~3위 합이 67.5%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당해 흥행순위 3위 이내의 영화들은 모두 일별 상영 점유율 40% 이상을 기록한 것을 보면, 상영점유율과 흥행 순위 사이의 상관관계를 추정해볼 수 있다.
2018년 일별 상영점유율 40% 이상을 기록한 영화는 총 9편이며,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의 경우 일별 최고 상영점유율이 77.4%, 40% 이상 일수가 21일로 나타났다. ‘신과함께-인과 연’은 상영점유율 53.3%로 시작해 개봉 4일 만에 59%로 올라갔으며, 관객 1,200만 명을 동원하여 2018년 흥행 1위를 기록했다.
■ 한국 독립.예술영화를 본 관객은 전체 관객의 0.5%에 불과
2018년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는 858만 명으로 전년 대비 12.3% 감소했다. 이는 전체 관객 수의 4%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이다.
한국 독립·예술영화 총 113편의 관객 수는 전년대비 47.9% 감소한 110만 명으로 2018년 전체 관객 수의 0.5%에 해당하며, 그중 절반은 관객 수 1위를 차지한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 ‘그날, 바다’ 한 편이 달성했다. 2위를 차지한 ‘소공녀’의 관객 수는 5.9만 명으로 전년도 9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 여성 감독 및 주연 상업영화 증가, 장르 편중은 여전
2018년 상업영화 77편 중 핵심 창작 영역에 여성이 참여한 영화 편수는 감독 10편(13.0%), 제작자 15편(19.5%), 프로듀서 23편(29.9%), 주연 24편(31.2%), 각본 23편(29.9%)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감독과 주연은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비율이다. 다만 촬영감독은 한 편도 없었다.
여성 감독 영화의 평균 관객 수는 59만 명으로 전년대비 28.8% 증가했고, 여성 주연 영화의 평균 관객 수는 57만 명으로 전년대비 41.4% 증가했다.
여성 참여 영화는 멜로/로맨스 등의 장르에 편향되는 경향이 있었으며, 영화 제작의 핵심 영역 여성 비율은 자본과 인력이 집중될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18년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에 이어 한국영화성평등소위원회를 구성해 거시적 차원에서 성평등 정책 수립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부터 영화진흥위원회 지원사업 심사위원단의 40~50% 이상을 의무적으로 여성 심사위원으로 구성하고, 지원사업 수혜자들도 스태프 등 참여자들의 성비 통계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등 영화산업의 성불평등 해소를 위해 계속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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