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누구나 쉽게 이용할만한 블록체인 서비스 발굴이 핵심..'클레이튼' 플랫폼이 시험무대
가능성 보인다면 언제든 M&A..올해 100명 넘는 인력 채용 등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 나설 것
구글·페이스북, 아직은 잠잠해..지금이 주도권 쥘 마지막 기회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의 한재선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오는 6월말 메인넷 출시를 예고하며 플랫폼 개발 및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위해 100명 이상의 신규인력을 채용중이다. 가능성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라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도 나설 방침이다. 블록체인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지만,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로 글로벌 1등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20일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만나 "아직 한국이 블록체인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다"며 "올해 클레이튼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주도권을 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결국 주도권 싸움은 누가 블록체인으로 대중들이 이용할만한 서비스를 발굴하느냐의 싸움이고, 그 싸움에서 '클레이튼'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도 훨씬 많아야 하고, 사업 기획, 커뮤니티 관리 등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취업난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카카오의 유력 자회사가 웬만한 대기업 수준의 인력채용에 나선 이유다.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해 볼 수 있는 체력을 만들겠다는 말이다.
■클레이튼, 3월말 개방형 테스트-6월말 '메인넷' 출시
그라운드X는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 카카오의 계열사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개발중이다. 3월말 '클레이튼'의 개방형 테스트를 진행한 뒤 오는 6월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지금도 클레이튼의 파트너인 게임기업 위메이드의 자회사 위메이드트리와 동영상 플랫폼 '왓챠'의 콘텐츠프로토콜,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프로젝트 '픽션네트워크', 헬스케어 프로젝트 '휴먼스케이프' 등이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한 대표는 "6월말 메인넷 출시와 함께 현재 준비하고 있는 파트너들의 서비스가 클레이튼을 통해 서비스 될 것"이라며 "현재 파트너들은 늦어도 메인넷 론칭 후 3개월 이내에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쉬운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 목표
한 대표는 클레이튼을 개발하면서 블록체인을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이용자가 보안키를 스스로 관리하거나, 복잡한 지갑주소를 입력해야 하는 방식은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대표는 "내부적으로 디앱이라는 말 대신 비앱(블록체인앱)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탈중앙화라는 철학적 가치보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사용사례 발굴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그라운드X 자체적으로도 기획형 비앱이라고 부르는 블록체인 서비스들을 준비 중인 만큼 일반 대중들이 이용할만한 서비스 발굴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대표는 클레이튼 플랫폼에 '기여보상'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클레이튼 플랫폼 활성화에 기여한 기업들에게 암호화폐 '클레이'를 활용한 보상을 나눠주는 형태다.
한 대표는 "결국 플랫폼이 활성화되려면 플랫폼 기반 서비스가 인기를 끌어야 하고,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이 플랫폼으로 유입돼야 한다"며 "기업들도 자신들의 서비스가 잘되는 것이 중요하고, 또 보상까지 가져갈 수 있다면 더 신경쓸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소개했다.
메인넷이 론칭되면 카카오의 기존 서비스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더해질 전망이다. 이미 카카오와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여러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메인넷이 론칭되면 카카오도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클레이튼을 통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 생태계 주도할 기회 남아"
한 대표는 전세계 블록체인 생태계를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은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점점 한국이 변방으로 밀려가고 있지만, 대중적 서비스 발굴을 통해 다시 중심에 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올해가 전세계 블록체인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이 한 대표의 설명이다.
한 대표는 "아직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공룡들이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지 않은 지금이 한국의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며 "한국은 세계 어느나라보다 인구 대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이해하고 있는 비율이 높은데다 게임머니나 싸이월드의 도토리 등의 경험으로 암호화폐를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결국 대중들을 블록체인 서비스로 끌어들이는(매스어돕션) 것이 블록체인 생태계 주도할 수 있는 방법일텐데 아직 이더리움이나 이오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도 해내지 못했다"며 "클레이튼으로 글로벌 플랫폼들과 제대로 한번 경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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