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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스크 본격화] 美·中 무역전쟁에 전략 수정하는 현대차그룹

톈진공장서 만들어 美 수출하던 전장부품.. 고율관세 피하려 국내로 생산라인 옮겼다
현대모비스 등 전략적 결정 잇따라

현대모비스는 최근 중국 톈진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전장부품 라인을 국내로 옮겨왔다. 지난해 불거진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에 매겨지는 미국 정부의 고율관세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중국 톈진공장에서 담당했던 미국 수출용 전장부품을 지난해 말부터 국내 진천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그 대신 진천공장에서 생산돼 유럽으로 수출됐던 전장부품 생산라인을 중국 공장으로 이전했다.

기존 '중국 톈진공장-미국' '한국 진천공장-유럽'으로 짜여졌던 수출라인을 '중국 톈진공장-유럽' '한국 진천공장-미국'으로 바꾼 것이다. 이 같은 라인 변경은 지난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관세 부과조치를 발효하면서 결정됐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됐던 부품에 관세가 부과되면서 가격경쟁력 등을 고려해 미국과 유럽 수출품목의 생산라인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천공장과 중국 톈진공장은 현대모비스의 주요 전장부품 생산·공급 시설로 꼽힌다. 특히 톈진공장에서 생산된 부품들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현지 공장뿐 아니라 미국 내 생산기지로도 납품돼 왔다.

앞서 현대차도 미국 전략형 모델로 개발 중인 첫 픽업트럭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서 양국이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를 2041년까지 유지하기로 합의하면서다.


당초 국내 생산 후 수출하는 방식을 고려했던 현대차는 고율관세로 한국산 픽업트럭의 미국 수출길이 사실상 막히자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무역보호주의 정책에 따라 생산·물류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추가적 전략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관세면제국 지정을 받지 못할 경우는 물론 한국이 면제국이 되더라도 어떤 나라가 제재대상국으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