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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나에 이어 무려 23년만...문태국의 '첼로의 노래'

한국인 첼리스트, 메이저 음반사 본사와 계약한 사례
첼로의 성자, 파블로 카잘스에 대한 헌정, 데뷔 앨범  

장한나에 이어 무려 23년만...문태국의 '첼로의 노래'
문태국과 한지호(c)sangwookLee /사진=fnDB

장한나에 이어 무려 23년만...문태국의 '첼로의 노래'
문태국과 한지호(c)sangwookLee /사진=fnDB

장한나에 이어 무려 23년만...문태국의 '첼로의 노래'
문태국((c)sangwookLee /사진=fnDB


지난 2014년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을 한 첼리스트 문태국(25). 문태국이 첼리스트 장한나(37)에 이어 무려 23년 만에 메이저 음반사인 워너클래식 본사와 계약을 맺고 데뷔 앨범 ‘첼로의 노래’를 선보인다.

지난 2월 1일 세계에서 먼저 발매된 이 앨범은 우리나라에서만 오는 3월 22일 ‘문태국&한지호 듀오 리사이틀’ 공연에 맞춰 한 달 늦게 발매된다.

문태국은 12일 서울 종로구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데뷔 앨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첼리스트가 워너클래식과 작업한 사례가 별로 없다고 들었는데, 제게 기회가 주어져 영광”이라며 “이번 앨범 발매를 통해 아티스트로서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앨범에는 타이틀 ‘첼로의 노래’에 ‘파블로 카잘스를 추억하며’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카잘스는 첼로의 성자로 통하는 음악가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13세에 스페인의 한 고서점에서 발견해 세상에 처음 소개한 인물이다.

또 레코딩 초창기, 역사상 음반을 발매한 최초의 첼리스트다. 당시 그의 나이 60세였고, 무려 80년 전 녹음된 이 전설적인 레코딩은 지금도 워너클래식 레이블로 절찬리에 판매 중이다.

“카잘스는 음악가들에게 전설적인 인물이다. 어릴 적부터 그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 마치 말하는 듯 하달까. 곡마다 스토리가 있고, 대화를 건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지혜로운 할아버지가 옛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음악적 영감도 많이 받았다.”

카잘스 콩쿠르를 통해 문태국 이름 석 자를 세계에 알린 만큼, 카잘스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크다.

“카잘스에게 감사하다. 첼리스트로서 그가 남긴 발자취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그의 가치관 등에 공감한다. 감사하고,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다.”

앨범 제목을 ‘첼로의 노래’로 한 이유도 카잘스에 대한 오마주가 담겼다. 카잘스의 대표곡 중 하나가 바로 ‘새의 노래’다. 그의 조국 카탈루냐의 민요로 평화와 반전의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카탈루냐는 스페인 내전 후 자치권을 상실했다). 카잘스는 생전에 항상 앙코르로 이곡을 연주했다. 문태국의 데뷔 앨범 마지막 수록곡도 ‘새들의 노래’다.

문태국은 “첼로를 통해 카잘스를 느끼고, 노래에 담긴 그의 자유와 인류애에 동의하고, 그 뜻에 따른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제목 탄생 비화를 들려줬다.

이번 앨범은 카잘스가 생전 즐겨 연주했고, 또 앨범으로 남겨놓은 작품들 중에서 선곡했으며, 특별히 슈베르트의 ‘음악에’와 슈만의 ‘헌정’이 추가됐다. 또 피아니스트 한지호와 함께 미국 보스톤에서 녹음했다.

한지호는 2009년 비엔나 베토벤 국제 피아노 콩쿠르 3위, 2011년 슈베르트 국제 음악 콩쿠르 2위와 특별상, 본 베토벤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뮌헨 ARD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2위 우승, 서울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2016 퀸 엘리자베스 국제 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 4위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휩쓸며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떠오르고 있는 신인이다.


한지호(27)는 문태국과의 작업에 대해 "듀오를 하면 서로 희생하는 부분이 있는데,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며 더 좋은 음악을 만들었다"며 "태국씨의 음악성이 인위적이지 않고 매우 자연스러워 즐기면서 리허설을 했고, 성격도 좋아서 스트레스 제로 파트너였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의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두 연주자는, 오는 22일 앨범 발매기념 내한 연주회를 갖는다. 프로그램은 앨범에 수록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 (문태국)’과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제3번 (문태국, 한지호)’ 외에, ‘라벨: 고귀하고 감상적인 왈츠 (한지호)’와 ‘스트라빈스키 이탈리아 모음곡 (문태국, 한지호)’이 연주될 예정이다. 예술의전당 IBK홀.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