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일제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는 한·일관계 복원을 위한 민간 경제외교에 집중하고 있다. 전경련은 꼬여만 가는 양국의 정치적 상황에도 일본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와 오는 11월 연례교류행사인 한일재계회의를 정상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전경련은 허창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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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경련은 최근 한일관계의 경색 분위기가 길어지면서 이번 도쿄 서밋에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꾸려 일본을 찾았다. 허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 회장, 김윤 삼양 회장, 류진 풍산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황창규 KT 회장, 박근희 CJ 부회장, 류두형 한화에너지 대표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이 대거 동행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허창수 회장은 B20 주최기관인 경단련의 나카니시 히로아키 회장, 개리 리트먼 미 상공회의소 부회장, 캐롤린 페어번 영국 산업연맹(CBI) 사무총장 등 주요국 경제계 리더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대외 통상여건 개선을 위한 민간 외교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허 회장은 첫날 공식 환영리셉션인 ‘일본의 밤’ 행사에서 나카니시 히로아키 경단련 회장과 만나 "최근 한일관계가 경색됐지만 양국의 민간차원 협력을 계속 이어나가자"고 당부했다. 특히, 양측은 매년 번갈아 개최하는 한일재계회의의 올해 행사를 오는 11월 14~15일 도쿄에서 여는데 합의하면서 변함없는 우호관계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허 회장은 개리 리트먼 상의 부회장 등 미 경제계 리더들에게 당면 통상현안인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대상에서 한국산 수입차는 제외되도록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이번 도쿄 B20 서밋은 글로벌 통상 이슈를 다루는 자리지만 전경련 사절단은 한일관계 회복에 중점을 두고 일본 경제계와 협력방안을 마련하는 데 가장 큰 의미를 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경련이 경단련과의 오랜 우호관계를 활용해 양국의 민간 경제외교 활성화에 첨병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쿄 B20 서밋에서는 국제연합(UN)의 지속가능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글로벌 경제계 공통과제에 대해 논의한다. 이를 위해 15일 회의에서 디지털변혁, 무역&투자, 에너지&환경, 반부패 등 7개의 주제별 논의결과를 정리한 B20 공동건의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공동건의서는 오는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서밋에 전달된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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