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헬스를 합니다.
지난주 헬스장에서 한 친구에게 믿기 힘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살 빼는 거보다 살 찌우는 게 더 힘들어"
아니??? 가만히 있으면 그냥 살찌는데 어렵다니요???
살은 본디 모래시계와 같아서 가만히 두면 차오르는 거 아니었나요?
하아.. 이 친구가 저를 놀리나 싶어서 도끼눈을 뜨고 째려봤습니다.
그런데 위아래로 살펴보니 마르긴 말랐더라고요.
누구는 쪄서 걱정, 누구는 안 쪄서 걱정.
적당한 체중이란 왜 이리 어려운 걸까요?
운동경력 합계 70년. '엠 펙'의 헬스 삼남매에게 물었습니다.
엠 펙(M.FAC)의 이정일 트레이너, 홍승균 대표, 이명주 트레이너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좌측부터) [사진=윤홍집 기자)
■ 체질적으로 살이 안 쪄서 고민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일 쌤
체질적으로 마른 사람이 살을 찌우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에요. 어떻게 보면 살 빼는 거보다 살 찌우는 게 어렵다고도 할 수 있죠. 결국 운동이랑 식단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데 오버 트레이닝을 하게 되면 섭취한 거보다 소비한 열량이 높아져서 살이 더 빠질 수 있습니다. 일단 마른 체형을 가진 분들은 유산소운동보다 근력운동에 비중을 둬야 합니다. 흔히 말하는 3대 운동 있잖아요. 밴치프레스, 데드리프트, 스쿼트. 이렇게 큰 운동 위주로 1시간 안팎의 운동을 해주는 게 좋습니다. 음식물 섭취는 당연히 자주해야 합니다. 식사시간 사이에 단백질과 칼로리가 풍부한 간식을 드세요.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지방함량이 높을 수 있는데 포화지방은 삼가야 합니다. 살 찌우는 것도 살 빼는 것과 마찬가지로 단기간 내 이루려 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기 쉬워요. 한 6개월은 보고 끈기 있게 운동하시길 권합니다.
체중 증가 음식 pick : 연어
-명주 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 찌우고 싶다고 하면 야식 먹어라, 패스트푸드 먹어라, 술 많이 먹어라고 하죠. 이렇게 하면 배만 나오고 건강하게 살 찌울 수 없습니다. 사실 살을 찌우는 것과 빼는 것은 같은 과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큰 틀에선 같고 식단에서만 조금 차이가 있죠. 기본적으론 똑같이 식단 70%에 운동 30% 정도의 비율을 유지해야 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다이어트의 경우 단백질 7대 탄수화물 3의 비율로 섭취하던 것을, 살을 찌울 땐 단백질 3대 탄수화물 7의 비중을 가져가는 거예요. 어때요. 크게 다르지 않죠? 마른 체형을 극복하기 위해선 먼저 20일이나 한 달 정도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게 좋습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몸을 꾸준히 관리하다 보면 체력이 향상되고 입맛이 좋아져요. 그러면 몸에도 변화가 오고 자신감도 붙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체중 증가 음식 pick : 소고기
-승균 대표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생활 패턴이죠. 생활 패턴이라고 하면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을 말하고요. 거기에 잘 움직이는 것, 즉 운동이 추가로 들어갑니다. 마른 사람들은 식사 패턴이 안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3끼 식사를 잘 챙기지 않는다든지, 입이 짧다든지 하는 거죠. 살을 찌우기 위해선 영양소를 축적시켜야 하는데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살을 찌울 수 없어요. 때문에 정해진 식사 패턴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아침을 7시, 점심을 12시, 저녁을 6시에 먹는다고 가정해보죠.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현대인이 이렇게 끼니를 다 챙기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7시에 아침을 먹기 위해선 일찍 자야합니다. 하지만 일찍 자는 게 어렵죠. 그래서 7시에 아침을 먹는다는 건 수면양이 충분하고 크게 봤을때 생활패턴이 잡혀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운동보다 생활패턴을 잡는 게 중요합니다. 운동은 근력운동을 위주로 하되 많이 하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 일주일에 3번, 각 40분 정도로 하면 적당합니다. 운동을 너무 많이 하면 소비대사가 좋아져서 살이 되려 빠질 수 있습니다.
체중 증가 음식 pick : 밥
■ 운동할 때 허리벨트나 스트랩 등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할까요?
-명주 쌤
초보자에겐 굳이 필요하지 않죠. 장갑은 손에 땀이 많거나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서 착용하기도 하지만 멋으로 끼는 사람도 많아요.(웃음) 스트랩은 당기는 운동을 할 때 손이 아프다고 하거나 해당 근육부위에 자극을 주기 위해 쓰기는 하죠. 허리벨트는 탈장을 비롯해 부상을 예방할 때 도움을 줄 수 있고요. 하지만 상급자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초보자는 허리벨트를 할 정도로 고중량을 들 일이 없죠. 무릎이 안 좋은 분은 무릎 보호대를 하면 자세를 잡아줘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정일 쌤
보호대마다 특성이 있고 필요할 때가 있지만 너무 의존하진 않는 편이 좋습니다. 허리벨트도 계속 착용해 버릇하면 오히려 척추 근력이 떨어지게 될 가능성이 있어요. 상급자는 스트랩을 해서 주로 사용하는 근육에 자극을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급자가 착용할 경우 보조근육 발달시키는데 안 좋은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초보자는 운동이 숙련된 이후 데드리프트나 스쿼트 등의 중량이 높아질 때 착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승균 대표
헬스는 기본적으로 쇠를 잡는 일이죠. 그런데 살이 쇠를 이길 수 있나요?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통증이 있고 불편한 게 당연합니다. 이럴 때 편리성을 위해 보호장비를 착용한다면 쇠 자체랑 친해지는 게 더뎌질 수 있어요. 저는 시간을 들이더라도 쇠에 익숙해지고 잘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상급자는 보조기구를 사용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한계치를 넘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기는 운동을 할 때 등이 아닌 손아귀 힘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스트랩을 사용하면 악력을 보조할 수 있게 되죠. 하지만 초보자는 이렇게 오버웨이팅 할 일이 없어요. 오버웨이팅을 한다면 욕심입니다. 저는 중상 이상의 숙련자가 보호기구를 착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전까진 자기가 가진 힘을 최대한 활용해보기를 권합니다.
※ [주말N헬스]는 아주 초보적이고 실생활과 밀접한 운동 이야기를 전합니다.
운동에 관한 궁금증이 생기면 아래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엠 펙'의 헬스 삼남매가 친절하게 답해드립니다.
※'엠 펙(M.FAC)'은 종로문화체육센터와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건강한 운동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기사에는 홍승균 대표와 이명주 트레이너, 이정일 트레이너가 도움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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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① 죽어도 안 빠지는 뱃살, 복근 운동하면 빠지나요?
② 운동, 아플 때까지 하는 게 좋은 걸까요?
③ 친구는 3개월 만에 몸짱 됐다던데 왜 저는 안될까요?
④ 프로틴을 먹는게 몸 만드는데 도움이 될까요?
⑤ 꾸준히 운동해도 변하지 않는 내 몸, 어떻게 바꿀까요?
⑥ 허리가 안 좋은데 헬스로 재활운동할 수 있나요?
⑦ 식사 전과 후, 언제 운동하는게 효과적일까요?
⑧ 체질적으로 마른 체형, 어떻게 극복하나요?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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