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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무덤서 나온 '토제방울'...가야국 건국신화 '최초 발견'

대가야 지배계층 무덤이 모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건국신화 그림 6종’이 새겨진 토제방울 출토

아이 무덤서 나온 '토제방울'...가야국 건국신화 '최초 발견'
토제방울(문화재청) /사진=fnDB

아이 무덤서 나온 '토제방울'...가야국 건국신화 '최초 발견'
대가야 지배계층 무덤이 모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사진=fnDB


아이 무덤서 나온 '토제방울'...가야국 건국신화 '최초 발견'
대가야 지배계층 무덤이 모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사진=fnDB

아이 무덤서 나온 '토제방울'...가야국 건국신화 '최초 발견'
대가야 지배계층 무덤이 모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사진=fnDB

‘삼국유사’의 ‘가락국기’에 의하면 6개의 알에서 가장 빨리 태어난 김수로왕은 가락국(또는 금관가야)의 시조이며 김해김씨의 시조이다.

대가야 지배계층의 아이 무덤에서 가락국 건국신화가 투영된 유물이 최초로 발견됐다. 20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대가야 지배계층 무덤이 모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에서 ‘건국신화 그림 6종’이 새겨진 토제방울이 출토됐다.

대동문화재연구원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발굴 조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5세기 말부터 6세기 초 사이에 조성된 대가야 시대 소형 석곽묘 10기와 석실묘 1기가 확인됐다.

그중 낮은 곳에서 확인된 제1호 석실묘의 경우 6세기 초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데, 고령 지역에서 발견된 가장 이른 시기의 횡혈식 무덤이다. 대가야 시대의 묘제는 수혈식(구덩식)에서 횡혈식(굴식)과 횡구식(앞트기식)으로 바뀌는데, 이러한 변천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매우 큰 학술적 의미를 갖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유물은 5세기 말경 조성된 대가야 소형 석곽묘에서 나온 토제방울 1점이다. 토제방울은 어린아이가 묻힌 석곽묘에서 발견됐다. 석곽묘 규모는 길이 165cm, 너비 45cm, 깊이 55cm정도로, 조성 당시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당시 유물의 부장양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또한, 토제방울 외에 소형 토기 6점, 쇠 낫 1점, 화살촉 3점, 곡옥(曲玉) 1점 등과 어린아이의 치아와 두개골 편이 함께 출토됐다. 함께 묻힌 토기나 철기가 대가야 물품인 것으로 보아 생활용품으로 제작된 이 토제방울 역시 대가야의 것으로 추정된다.

직경 5cm가량의 토제방울에는 거북, 관을 쓴 남자, 춤추는 여자,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람 등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6개의 독립적인 그림(선각그림)이 방울 표면에 선으로 새겨져있다.

‘삼국유사’의 가락국기에 의하면 가락 지역에서 3월 어느 날, 하늘의 명을 받아 9간(九干)과 부족원 수백 명이 구지봉에 올라가 제사를 지내고 춤추며 노래하자, 하늘로부터 붉은 보자기에 싸인 금빛 그릇이 내려왔다.

그 속에는 6개의 알이 들어 있었는데 12일이 지난 뒤에 알에서 차례로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그중 가장 먼저 태어난 아이를 수로라고 했다. 주민들은 수로를 가락국의 왕으로 모셨고, 다른 아이들은 각각 5가야의 왕이 됐다.


선각그림 6종은, 남성성기(구지봉)부터 거북(구지가), 관을 쓴 남자(구간), 춤을 추는 여자,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람, 하늘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금합을 담은 자루까지다.

이번 발굴로, 알에서 시조가 태어났다는 난생설화(卵生說話)는 가야지역 국가들의 공통적인 건국신화에 담긴 핵심요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토제방울에 새긴 그림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여러 가야의 건국신화를 재조명할 증거자료로서, 우리나라 고대사 특히 가야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