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사례들이 많이 보도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일본에서 동물의 체내에 인간의 장기를 만드는 연구를 허용한다는 발표가 되며 국내에서도 이종 장기이식 연구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동물의 장기가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다면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소통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따라서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네셔널(HSI)은 논평을 통해 이종간 장기이식 연구가 지니는 한계,이로 인해 사람과 동물을 포함한 윤리적,과학적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사람-동물 장기 이식은 성공한다고 해도 단기적인 상황 해결일 뿐
매년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비해 이식할 수 있는 장기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때문에 사람의 장기를 기다리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는 방안이 기대되고 있다.하지만 이종 장기이식은 동물의 생명을 착취하는 것뿐만이 아닌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건강에 대한 위험성도 지니고 있어 단기적인 위급 상황을 해결하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이러한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은 제한적 해결책을 위해 이식 장기를 배양하기 위해서 동물의 몸은‘장기 인큐베이터’로 사용되게 된다. 이러한 이식 장기 배양 동물들은 보통 사람에게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전자가 조작되고,특수한 환경에서 사육하게 된다. 이에는 인공적인 환경에서 자라는 동물의 복지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점과 유전자 조작에 따르는 엄청난 윤리적,경제적 비용 문제점이 수반된다.이뿐만 아니라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했을 시 심각한 감염질환 발병의 추가적 위험과 신종 감염질환의 발생으로 인해 환자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람의 생명을 잠시라도 연장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이종 장기이식을 하는 것이라면 윤리적 문제가 없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이건,아니면 실제 사람의 장기를 기다리는 동안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이건 이유를 불문하고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 이식하는 것은윤리적이지도, 경제적이지도, 비용 효율적이지도 않으며 무엇보다 안전하지 않다.
이종 장기이식은 단기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그 안전성에 대해서는 입증된 바가 없다. 동물의 장기를 이용하는 것은 실제 사람의 장기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기다리는 기간을 단축시키지 않을뿐더러 동물의 장기를 이식 받은 사람은 여전히 제대로 기능을 하는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기위한 기다림이 계속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몸이 이식 받은 장기에 대한 거부반응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장기가 이식된 후에 몸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이에 대한 처치가 계속되어야 하는데 현재 장기 이식 후 복용해야하는 면역억제제는 부작용이 내포하고 있으며 감염 위험도 증가시킨다. 반면에 이식 받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식 후 장기의 기능을 최대한 연장시키고 면역억제에 대한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새로운 치료법들이 연구되고 있어 이러한 연구는 환영하는 바이다.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데 가장 우려되는 또 다른 문제는 신종 감염병의 발생이다. 실제로 신종 감염질환의 75%가 인수감염에서 유래하며, 이종 장기이식은 새로운 감염병을 만들어 내기 위한 최고의 실험 방법이라는 논문 발표도 있다. 모든 종의 인수감염이 예측이나 검출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동물을 무균실(specific pathogen-free)에서 기르거나 정교한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크리스퍼(CRISPR-Cas9)기술을 사용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신장질환에 대한 장기이식임상연구 현황을 살펴보면,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임상시험을 등록하는 온라인 페이지에 따르면 사람의 세포를 이용한 이식을 이용하는 임상시험이 20건이 넘는다. 이러한 임상시험에서 생산된 시험 데이터는 앞으로 장식 이식 성공을 위한 전략을 개발하는데 이용 될 것이다. 반면에 동물의 장기를 이용하여 등록 된 임상시험은 현재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것은 사람의 세포를 이용한 재생 치료 시장이 동물종을 이용한 이식 연구보다 실제 임상단계 적용에 있어 앞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사람에서 유래한 세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와중에 유전자 조작으로‘인간화’한 동물을 이용한 이종 장기 이식의 효용성에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종 이식으로 장기 부족 문제 풀 열쇠라는 말은 환자들에게 희망고문
실제로 동물의 장기를 이식에 사용하는 것은 비용을 크게 증가시킨다. 미국의 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IOM)에 따르면 기존 예산인 34억 원에서 이종간 장기이식으로 임상시험을 할 경우 소요 예산이 약7배 증가한 22조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2016년 미국에서는 3만건 이상의 사람 신장 이식이 실시됐고 국내는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2236건의 신장 이식이 수행됐다.
유전자 조작이 된 동물 실험은 엄청난 비용과 시간의 소요를 요구한다. 따라서“동물을 이용한 장기이식은 이식용 장기 부족의 대안”이라는 말은 실제로 동물의 장기가 ‘인간화’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 노력, 희생되는 막대한 동물의 수를 간과하는 것이다.
또한 이종간이식 연구로 사람의 장기 기증이 감소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설사 동물 장기가 성공적으로 사람에게 이식된다고 해도 결국엔 사람의 장기가 이식되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장기기증 부족 문제가 더 악화될 우려가 있다. 또한 실제로 이식을 받는 환자들은 이식장기를 나의 몸에 받아들이는데 실제 기증자와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회복을 위한 도움을 받는데 기증자가 동물이 될 경우에는 이런 이식 절차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문제가 생긴다.
■동물의 장기가 아닌 사람의 장기 기증 활성화 및 지속가능한 기술 개발 필요
HSI는 현재 바이오 메디컬 연구분야의 새로운 기술 개발 속도를 고려했을 때 동물을 이용한 이종 장기이식 연구를 진행할 이유가 없으며 동물을 이용한 이종간 장기 연구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국민의 건강과 보건을 고려했을 때도 이제는 구식기술이 된 유전자 조작 동물을 이용한 장기 실험에서 벗어나,새롭게 발전 된 기술과 연구분야에 대한 지원과 함께 사람의 장기 기증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3~4년만 해도 생명공학, 줄기세포, 재생의료 등과 같은 분야에 큰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여기에는 사람의 세포를 이용하여 실험실 환경에서 실제로 기능을 할 수 있는 장기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포함한다. 이러한 연구가 실제로 임상에 적용될 수 있도록 가속화 하기 위한 노력에 연구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이식할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길이 될 것이며 이종간 장기이식 문제가 가지는 위험성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돕기 위해 HSI는 현재 동물을 사용한 시험 또는 연구를 대체하기 위해 관련 분야의 과학 전문가들과 함께 새로운 해결 방안 모색을 이어가고 있다. 관련된 논문을 편찬하기 위한 비용을 지원하기도 하고 학계, 정부, 업계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워크샵과 같은 모임을 개최해 사람을 위한 비동물 방법으로 사람을 위한 연구를 도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주 거론되고 있는CRISPR같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한 동물실험과 이종 장기 연구의 중요성 논쟁을 늘려 나가기 보다는 먼 미래를 봤을 때이식받을 수 있는 사람 장기 기증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지속가능한 기술을 이용한 연구에 대한 지원과 토론이 활성화 되길 바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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