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안 소송 진행 중인 감마누 사태 두고 “미연에 방지하자”
금융위원회가 회계감사 비적정 코스닥 기업에 대한 개선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감마누와 같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란 주장이 나온다. 개선기간이 짧아 재감사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상장사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상장규정을 개정하고, 올해부터 감사의견이 비적정인 상장사에 재감사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변경된 차기년도 감사인의 차기 감사의견을 기준으로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특히, 코스닥 기업의 개선기간이 현행 6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난다. 그간 코스피의 개선기간(1년)과 비교할 때 ‘개선기간이 유독 짧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온 만큼, 대부분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감마누 사태가 다시금 투자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감마누는 지난해 적정의견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거래가 정지돼 있다. 향후 판결에 따라 거래재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지만, 본안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주주들은 물론 거래소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감마누의 거래를 재개할 명분이 없던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감마누의 경우 2017년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처해진 조치이기 때문에 이번 개정안에 해당되지 않는다. 다만, 향후 감마누와 같은 사례가 나올 경우 이 제도가 활용될 수 있다.
감마누 측은 “재감사를 막상 진행해보니 포렌식 과정에만 3개월 이상이 소요돼 감사 중인 상황에서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지나버린다”며 “당시 의견거절을 받았던 11개 기업의 공통된 의견은 6개월로 줄어든 개선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이었으며 그런 부분이 현실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본안 소송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마누는 이미 적정의견을 받은 상황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됐다.
그럼에도 5일간 정리매매가 진행되다가 중지돼 주주들의 손해배상소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감사시즌 의견거절 기업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가운데, 감마누와 같은 상황을 미리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감마누는 감사 비적정으로 인한 거래정지가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최초의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라며 “직권으로 거래를 재개할 수 있지만 신중할 수밖에 없었던 거래소 입장에서도 이번 제도를 구제책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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