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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준비하는 LG, 고정자산 2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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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헤드램프업체 ZKW 인수하며 유럽 고정자산 1년새 3배나 늘고
美 보호무역주의 기조 확산되며 북미 비유동자산도 2배넘게 증가

지난해 LG전자의 고정자산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적 자동차 헤드램프 업체 ZKW 인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더해 '보호무역주의' 기조 확산으로 인한 무역분쟁이 거세지자 현지 공장 설립을 늘린 것도 고정자산 확대에 영향을 줬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의 비유동자산은 16조4295억원으로 지난 2017년(13조7511억원)보다 19.4% 증가했다. 지역별로 나눠봤을 때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유럽이다. 지난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유럽에서의 비유동자산은 약 2673억원이다. 이는 1년 만에 1조734억원으로 3배 넘게 늘어났다.

유럽에서의 고정자산은 LG전자가 오스트리아에 본거지를 둔 ZKW를 인수하면서 크게 늘어났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3일자로 9791억원을 투입해 ZKW의 지분 70%를 인수했다. 회사 측은 ZKW 인수를 통해 영업권 5423억원, 브랜드·기술가치·고객 네트워크 등 무형자산 3547억원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LG전자는 ZKW 인수를 바탕으로 전장 부품 분야에서 시장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ZKW는 고휘도 발광다이오드(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 등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최초로 양산한 업체다.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이 ZKW의 주요 고객사다.

인수가 완료된 지난해 8월 3일 이후 ZKW 그룹이 벌어들인 매출액은 7086억원, 당기순이익은 294억원이다. 지난해 전체를 기준으로 ZKW 그룹의 매출액은 1조7423억원, 당기순이익 843억원이다.

유럽을 제외하고 LG전자의 비유동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북미 지역이다. 지난 2017년 2월 31일을 기준으로 2709억원이었던 북미 지역 비유동자산은 지난해 7733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그 배경엔 LG전자가 미국 테네시주와 앨라배마주에 각각 신설한 세탁기 공장과 태양광모듈 라인이 있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1월 가정용 세탁기와 태양광모듈 등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세탁기는 최대 50%, 태양광모듈은 최대 30%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매기기로 한 것이다. 이에 LG전자는 긴급히 이들 공장을 신설해 관세 폭탄에 대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래준비를 위한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