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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차움, 공개서한 통해 페이스북 개인정보 침해 지적

“이미 대중들은 프라이버시 박탈”…자체 개발 ‘엘릭서’ 언급

‘암호화폐 아버지’로 불리는 데이비드 차움(David Chaum· 사진)이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데이비드 차움은 현재 데이터 보호에 중점을 둔 프라이버시 중심 블록체인 플랫폼 엘릭서의 책임자이다.

데이비드 차움, 공개서한 통해 페이스북 개인정보 침해 지적
암호화폐 아버지, 데이비드 차움 /사진=블록72


23일 블록72(Block72)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데이비드 차움은 디지털 서명을 통해 암호화된 메시지를 주고받는 기술인 은닉 서명(blind signatures)과 메시지 익명화 암호 기술인 믹스 네트워크(Mix network) 등을 개발한 인물이다. 또 세계 최초 암호화폐인 이캐시(E-Cash)를 발명한 디지캐시(Digicash)를 설립했다.

데이비드 차움은 최근 개인 정보 수집 문제로 이슈가 된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에게 개인 정보 보호 기술 지원을 제안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해 직접 서한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한을 통해 페이스북이 메타 데이터 수집으로 당면한 문제를 지적, “개인 정보 보호는 페이스북의 메타 데이터 수집 사업 모델과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이라며 “블록체인으로 페이스북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데이비드 차움은 2016년 당시 리플 공동창립자 중 한 명인 크리스 라슨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차세대 블록체인 네트워크 엘릭서(Elixxir)를 선보였다.

다음은 공개서한 전문의 주요 내용.

최근 마크 주커버그는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을 암호화해 개인정보보호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페이스북이 사용자 감시를 통해 매년 창출하는 100~200억 달러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암호화를 통해 개인정보가 보호된다고 믿는 젊은 층을 속이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 ‘메타 데이터’에 대한 권한을 여전히 유지하겠다는 점이 모순이다. 메타 데이터란 모든 정보를 뜻한다. 사용자가 보낸 메시지의 대상과 메시지의 용량, 보낸 시점 등 모든 정보를 비롯해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의 위치를 포함한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수집한다.

주커버그가 자신의 서신에서 언급한 ‘디지털 거실’에서 우리는 정부 혹은 기업으로부터 감시가 필요하지 않는다. 이러한 감시가 정보의 정확한 해독 수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들의 행동에 간섭하는 것은 더욱 수용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은 ‘나는 숨길 정보가 없다’, 혹은 ‘테러리즘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되는 것이 프라이버시의 보호보다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자유에 다가오고 있는 위험을 자초한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최근 대중들은 디지털 프라이버시를 박탈당했다는 현실을 깨닫고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점은 이런 불안감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도록 하고 있다. 즉 프라이버시 옹호자들이 몇 십년 동안 가장 우려하고, 전체주의 체제에서 관찰했던 ‘위축효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 웹이 나오기 훨씬 전인 1985년에 발표하고 1992년에 추가 수정한 ‘신원이 없는 보안’에서 인터넷이 궁극적으로 메타 데이터 수집을 논리로 삼는 페이스북 같은 기업을 낳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를 들어 정보 서비스 제공자 등 이해관계자들은 다양한 정보 및 미디어 채널에 대한 통제권을 소비자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 수집을 기반으로 한 그들의 정교한 마케팅 기법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컴퓨터의 보급과 전산화로 인해 이들 및 기타 조직은 전례 없는 규모와 영향력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추세를 따라 전산화가 계속된다면 이러한 지배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마크 주커버그에게 프라이버시는 중요한 지점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그의 편지가 세상에 공개 된 후, 그에게 우리 회사가 개발한 기술을 시험해보라고 제안했다. 이 기술은 메시징 메타데이터의 완벽한 보호 기술 등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는 알파 버전으로 운영하고 있는 엘릭서 플랫폼은 민주적인 사용자 거버넌스를 통해 중앙 정부가 커뮤니케이션을 통제 또는 검열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엘릭서 플랫폼은 완전히 확장 가능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일까? 디지털 라이프를 정의하는 정보를 몰래 추출하고 활용함으로써 대중을 사로잡는 중앙집중식 일방적인 모델 대신 디앱인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고 자체적으로 비용 지불하는 분산된 양면 모델이 더 적합하다고 믿는다. 디앱은 신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제3자가 필요 없이 사용자가 스스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국민국가나 거대한 기업들이 정책을 대신 세워주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사용자들이 직접 만들어 나간다.

기존 앱이 제공하던 기능을 뛰어넘어서 디앱들은 모든 종류의 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익명 평판, 기존보다 훨씬 우수한 거래 플랫폼, 스스로 실행하는 투명한 스마트 계약 등 모든 종류의 정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엘릭서는 기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암호화폐를 이용해서 서비스를 이용 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플랫폼이 점점 더 많은 기업가적 창의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프라이버시를 희생해야만 했던 플랫폼들이 가진 장점인 속도와 편의성까지 모두 갖춘 인스턴트 메시징과 완벽하게 통합된 지불 시스템의 기초가 될 것이다.

웹이 출범한지도 30년이 넘게 지났다. 그 사이에 수많은 변화들이 있어왔다. 현재 웹의 진정한 교차점에 있다.
우리는 페이스북과 다른 거대 기술자들의 길을 따라 계속 나아가면 점점 더 숨 막히게 감시받으면서도 오히려 덜 안전해지는 사회로 다다를지 모른다. 우리는 당신의 디지털 주권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것이 엘릭서가 향하는 목적지이다. ##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