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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감춘 LG전자 상반기 공채

사업재편서 인력 재배치 등 조정.. 수시 채용으로 변경에는 선 그어
관계자 "지난해 수준 채용할 것"

자취 감춘 LG전자 상반기 공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모습 /사진=김범석 기자


LG전자가 올 상반기 대졸 신입 공개채용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LG전자는 매년 3월 상반기 신입사원 정기 채용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모집 공고를 내지 않고 있다. 예년의 모집 시기보다 한 달 가량 늦어진 상황이어서 LG전자가 상반기 신입 공채를 실시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상반기 대졸 신입 정기 채용을 실시하지 않고, 사업본부별로 경력사원을 뽑고 있다. LG전자가 반기별로 진행했던 대졸 신입 공채를 실시하지 않는 것은 그룹 공채 폐지 이후 처음이다. LG는 지난 2000년부터 계열사별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LG전자뿐만 아니라 부품사업 관계사인 LG이노텍도 올 상반기 신입 공채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LG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은 이미 상반기 신입 공채 서류접수를 마감한 상태다.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는 이달 초 상반기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낸 후 현재 인·적성검사를 준비 중이다.

LG는 인·적성검사를 그룹 차원에서 다음 달 13일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엔 LG전자와 LG이노텍이 빠지면서 응시자 규모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엔 상·하반기 모두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11개 계열사 지원자들이 같은 날 인·적성검사를 치렀다.

이처럼 그룹 차원의 일정을 감안할 때 LG전자만 추가로 인·적성검사를 실시, 별도의 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취업준비생 입사 희망기업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기업 가운데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를 실시하지 않는 곳은 LG전자가 유일하다. 이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LG전자가 채용 규모를 줄이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LG전자 측은 경영환경에 따라 일정과 방식은 변경될 수 있지만 채용방식을 기존 정기 공개 채용에서 수시로 변경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환경의 변화가 있더라도 매년 1000명 이상의 채용규모를 유지해 왔다"면서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채용의 형태나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올 상반기 신입 공채를 실시하지 않는 것은 사업재편과도 관련이 있다는 평가다. 사업재편 과정에서 인력 재배치 등을 고려해 신입사원 채용 시기를 조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최근 자동차 전장사업 관련 기업을 인수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연료전지 자회사 매각을 결정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LG전자가 인력 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신입 공채 일정을 확정하지 않음에 따라 채용 시장의 불안감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채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상징성이 큰 LG전자가 공채를 실시하지 않으면 취업준비생들이 체감하는 취업 문은 더욱 좁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