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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작년 실적 결산] 코스피기업 덩치 커졌지만 순익 감소… 삼성 빼면 13.5% '뚝'

매출 4.7% 늘어 1894조6천억..영업이익률·순이익률은 뒷걸음..402개사 흑자, 138개사 적자
코스닥 기업도 외형은 성장..영업이익은 11.6% 줄어들어..IT업종 선방… 非IT는 부진
반도체 안좋고 무역협상 안갯속..전문가 "올해는 더 나빠질 것"

[상장사 작년 실적 결산] 코스피기업 덩치 커졌지만 순익 감소… 삼성 빼면 13.5% '뚝'

[상장사 작년 실적 결산] 코스피기업 덩치 커졌지만 순익 감소… 삼성 빼면 13.5% '뚝'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들의 매출액이 증가했으나 이익은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닥의 영업익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해 9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 등 상위기업에 치중되는 한계점이 여전했다.

■코스피, 반도체 불황 삼성전자 쇼크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33곳(금융업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연간 매출은 1894조667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76% 늘었다고 3일 밝혔다. 영업익은 157조6863억원으로 0.32%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107조9573억원으로 6.72% 감소했다.

수익성도 나빠졌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및 매출액 순이익률은 각각 8.32%, 5.70%로 전년 대비 각각 0.37%포인트, 0.70%포인트 떨어졌다.

매출액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12.87%)를 제외할 경우 이익 감소 폭은 더욱 커졌다. 삼성전자 의존도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지난해 매출액은 1650조89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22%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익과 당기순이익은 98조7996억원, 63조6124억원에 그쳐 각각 4.57%, 13.51%가 줄었다. 삼성전자를 뺀 코스피 상장사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98%로 전년 대비 0.61%포인트 감소했고, 매출액 순이익률 역시 0.83%포인트 줄어든 3.85%를 기록했다.

신광선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부 팀장은 "지난해 3·4분기까지 전체 상장사의 영업익 증가율은 7.88%였다"며 "반도체 업황 둔화로 4·4분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이익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으로 탄력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매출은 의료정밀(17.25%), 서비스업(10.33%), 기계(9.53%) 등 14개 업종이 증가한 반면, 통신업·건설업·운수장비 등 3개 업종은 감소했다.

흑자기업 비중은 74.44%(402개사)였고, 25.56%(138개사)는 적자를 냈다. 업종별 순이익은 의료정밀·음식료품·유통업 등 5개 업종에서 흑자 폭이 증가했으나 섬유의복·기계·철강금속 등 9개 업종은 흑자 폭이 감소했다. 종이목재 업종이 흑자로 전환됐고, 전기가스업·운수창고업 등 2개 업종은 적자로 돌아섰다.

■코스닥, IT업종·벤처기업부 선방

코스닥의 12월 결산법인 중 분석대상 911개사의 연결기준 2018년 영업익은 8조42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9조5334억원) 대비 1조1036억원(11.58%)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은 169조1044억원으로 4.69%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4조3163억원으로 8.66% 줄었다.

업종별로는 IT가 코스닥의 실적을 견인했다. 344개사가 포진한 코스닥 IT업종은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4.21%, 18.03% 증가했다. IT소프트웨어·서비스의 순이익 증가율은 31.96%에 달했고, IT하드웨어도 순이익이 15.17% 늘었다.

황은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공시부 팀장은 "IT업종과 벤처기업부 등의 상승세가 높았지만 비IT업종의 하락 폭이 컸다"며 "시가총액이 높은 바이오의 경우 연구개발비 등이 자산으로 잡히지 않고 비용으로 잡혀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벤처기업부의 매출액과 영업익은 같은 기간 각각 7.31%, 5.02% 증가했다. 순이익은 390.27%로 높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기술성장기업부의 매출액도 35.36% 크게 올랐다. 우량기업부는 매출액이 5.26% 확대됐으나 영업익과 순이익은 각각 11.16%, 12.53%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0.92%포인트 줄어든 4.98%를 기록했다. 매출 1만원을 올렸을 때 498원의 이익을 거둔 셈이다.

분석대상 기업의 63.44%에 해당하는 578개사가 흑자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로 전환한 기업은 98개사(10.76%)였고, 108개사(11.86%)는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실적도 지난해보다 부진 전망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데다 반도체 업황도 상반기까지 침체를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이익이 반토막 이상으로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며 "연간으로 보면 코스피 이익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5%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세계 경기 하강과 수출주 중심 경기민감주의 부진 등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기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커지고, 각국의 경기부양책도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면서 하반기에는 기업들의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업황도 하반기부터 회복되면서 연간으로 보면 이익이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