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자방 나르시스
‘시인의 수선화’라고도 불리우는 나르시스. 청초한 백색의 수선화가 초록 들판을 새하얗게 뒤덮는다. 스위스 레만호의 몽트뢰 언덕 위 일대는 수선화의 한 종류인 나르시스 들판이 펼쳐진다. 5월이면 새하얀 꽃이 한창 피어나, 마치 설원과 같아 보여 ‘5월의 눈’이라고도 불린다. 그리스 신화의 미소년 나르시스의 일화에서도 유명한 전설의 꽃이다.
나르시스는, 일반 수선화와 같이 재배하기 쉬운 원예종이 아니고, 미묘한 생태계를 가지는 섬세한 야생의 꽃이므로, 소나 인간이 비집고 들어가 구근을 밟아 망치면, 다음 해부터 완전히 피지 않게 되어 버린다. 그 때문에, 스위스의 환경 단체에 의해 보호 지정되어 있어 나르시스 들판이 철저히 보호되고 있다. 기자 자격으로 몽트뢰 근교의 샹비에 있는 산장에 머물고 있던 헤밍웨이도 나르시스 꽃밭의 화려한 풍경을 1922년 5월에 아버지에게 쓴 편지에 잘 묘사하고 있다.
■나르시스 꽃밭 하이킹
새하얀 야생 수선화, 나르시스를 보려면 몽트뢰에서 골든패스 기차로 약 30분 소요되는 레 자방을 찾으면 된다. 레 자방 역에서 나오자마자 나르시스의 군생지가 펼쳐진다. ‘나르시스의 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레 자방에서 종루까지 빨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눈 앞으로 제네바 호수와 프랑스령 알프스의 절경이 펼쳐지는 종루 꼭대기 벤치에서 잠시 쉬었다가 산책길을 따라 내려오며 나르시스 풍경을 만끽해 보자.
■쉴트호른 텔레마크 온리 페스티벌
한편 텔레마크 스키어들이 쉴트호른에 모여 그들만의 잔치를 연다. 텔레마크 스키는 19세기 후반에 노르웨이 남부의 텔레마르크 지방을 중심으로 발전한 현대 스키의 원형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스키이다. 스키 부츠 뒤가 들리는 상태로 스키를 타는 특징이 있다. 이 텔레마크 스키 마니아들은 리조트 전체를 전세 내어 텔레마크 스키만 슬로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얼마나 멋질까, 하는 꿈을 꾸다 이 축제를 실현 시켰다.
올 해로 네 번째 해를 맞이하는 그들은 쉴트호른부터 엔게탈까지 이어지는 슬로프 몇 개를 독점 예약하여 텔레마크 온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네 개의 코스와 한 대의 곤돌라, 한 대의 4인용 체어 리프트가 해발고도 2400m에서 3000m를 이어준다.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4일 동안 운행된다.
스노우 팩 상태가 상당히 안전한 쉴트호른은 5월 초까지도 눈 상태가 매우 좋아 이 축제가 가능하다.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깜짝 이벤트도 충실히 준비된다. 이 축제를 통해 텔레마크 스키를 더욱 널리 알리고, 텔레마크 스키어들의 숫자를 증가시키는 것이 이 축제의 목표다. 자신이 원하는 날짜만큼의 스키 패스를 구입하여 이용할 수 있는데, 숙박과 다양한 액티비티, 식사, 기념품 등도 함께 마련되는 패키지를 이용할 수도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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