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선임·정관변경 등 부결.. 섀도보팅제 폐지 이후 급증
중소 상장기업의 감사 선임 부결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섀도보팅(shadow voting)제도 폐지 후 그 수가 더 늘어나고 있어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코스피 753사, 코스닥 1244사 등 총 1997개 기업(12월 결산)의 정기 주주총회 개최 현황을 조사한 결과 188개사(9.4%)가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안건이 부결됐다.
부결된 안건은 모두 238건으로, 감사선임(149건·62.6%), 정관변경(52건·21.8%), 임원보수승인(24건·10.1%) 순으로 많았다. 감사(위원)는 회사경영을 감독해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상법상의 핵심 기관으로 감사를 선임하지 못한 회사들은 당분간 비정상적인 기업지배구조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섀도보팅제 폐지 이후 처음 실시된 지난해 주총에서 이미 이 같은 부결 사태가 예상돼 당국과 유관기관이 다양한 노력을 펼쳤지만 지난해 76개사가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주총 안건이 부결됐고, 올해는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상장사협의회는 상법 주주총회 결의요건을 바꾸지 않을 경우 내년에는 230여개가 부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공시된 지분 구조만을 가지고 분석한 결과 내년에 감사를 선임하지 못할 위험이 있는 회사는 238개사로 나타났다.
상장사협의회 측은 "주총 부결 사태는 더 이상 개별 기업들이 노력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엄격한 상법상 주총 결의요건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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