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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항공산업 세계적 반열 올렸다"… 정재계 애도 행렬

故 조양호 회장 빈소.. 유언은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
文대통령, 빈소에 조화보내 애도 허창수 "선도적 기업가" 추모사..정몽준·김수현·윤종원 빈소 찾아

"한국 항공산업 세계적 반열 올렸다"… 정재계 애도 행렬
대한항공 직원들 '마지막 배웅' 12일 서울 서소문로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에 마련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은 대한항공 임직원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한국 항공산업 세계적 반열 올렸다"… 정재계 애도 행렬
12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최태원 SK회장,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왼쪽 사진부터)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연합뉴스


"평생을 실천하신 당신의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정신 덕분에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물류 선진국이 됐다."

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한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문 시작 전 조화를 보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장문의 추도사를 통해 고인이 황무지에 불과하던 대한민국 항공·물류산업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분이라고 평했다. 조 회장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힘썼던 정치인들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배우 최불암씨가 빈소를 찾아 생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뜻한 손길을 건넨 고인의 선행이 알려지기도 했다.

■"가족들과 잘 협력해라"

조양호 회장의 시신은 이날 새벽 4시50분 대한항공 KE012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상복을 입고 침통한 모습으로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조원태 대항항공 사장은 조 회장 유언을 묻자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예상대로 한진그룹 향후 경영승계가 조원태 사장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의미다. 조 사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2.34% 뿐이지만, 조양호 회장 지분을 물려받고 조현아 전 부사장(2.31%), 조현민 전 전무(2.30%)가 우호지분으로 남는다면 경영권 방어엔 별 문제가 없다. 또 부친 고 조중훈 창업주 사후 한진가 형제들이 뿔뿔이 흩어진 데 대한 장남의 안타까움이란 해석도 나온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조 회장 시신은 오전 5시45분께 G6번 게이트를 통해 장례식이 거행되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으로 운구됐다. 정오 조문 시작 전부터 정재계의 조화가 빈소에 도착했다. 오전 9시45분께 문재인 대통령 조화가 왔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명박 전 대통령,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정치권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경제계의 조화가 줄을 이었다.

■"선도적 기업가 타계 안타깝다"

이날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A4 용지 4장 분량의 추모사를 통해 "돌이켜보면 조 회장께서는 대한민국의 길을 여신 선도적인 기업가셨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인은 2009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거의 모든 IOC 위원을 만나 평창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며 민간 외교관으로 높이 평가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빈소를 찾아 "업에 관한 이야기를 여쭤보면, 실무 지식이 상당히 밝으셨던 기억이 난다. 안타깝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제일 먼저 빈소를 찾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최근에 마음 고생을 많이 하셨을 거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재계 어른이 또 한분 돌아가셔서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에선 김수현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이 조문을 왔다. 김 실장은 "고인께서 항공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셨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짧은 추모인사를 전했다. 항공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 한창수 사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항공업계의 훌륭하신 분이 가셔서 안타깝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야당의원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나라와 국적 항공 발전을 위해 애써주셨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분이 남긴 뜻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치인 입장에서 이렇게 돌아가신게 면목이 없다"며 과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당시 인연을 언급했다. 국회 국토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많은 업적으로 우리나라 항공계에 도움이 되셨는데,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재계 인사들 중에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태수 GS홈쇼핑 대표이사,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이우현 OCI 사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등이 조문했다.
조양호 회장의 장례식은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16일 오전 6시로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이다. 조 회장의 부친인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선영도 신갈에 자리하고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