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이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간당 1만원을 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경영계에서는 올해 대내외적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산정기준에 '기업의 지불능력'을 반영해야 경영리스크를 덜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2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으로 OECD 27개국 중 7위지만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간당 1만30원으로 상승해 조사 대상국가 중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상 주 15시간 이상 근로시 일정한 유급 휴일을 보장하는 제도다. 이번 조사는 OECD 36개국 중 최저임금제가 없는 8개국(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핀란드, 아이슬란드)과 시급 환산기준이 없는 칠레를 제외했다.
특히, 한경연 조사에서 한국은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을 29.1% 인상했는데, 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 이상 OECD 국가 중 최고치로 파악됐다. 반면, 같은 기간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인상률이 한 자리 수에 그쳤고, 미국은 연방 최저임금이 2009년 이후 동결된 상태다. 1인당 GDP가 3만 달러 이상인 15개국의 평균 인상률은 한국의 3분의 1 수준인 8.9%였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미만인 OECD 국가 중에서도 터키(43.9%)와 리투아니아(46.1%)만이 한국보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높았다.
한경연 관계자는 "한국이 최저임금을 최근 들어 급격히 인상한 배경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때문"이라며 "반면, 일본 아베 총리도 한국과 동일하게 최저임금 전국평균 1000엔(약 1만85원) 달성 목표를 수립했지만 한국과 달리 급격한 인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은 지난해 최저임금을 3.0% 인상했고, 올해도 3.1% 인상에 그쳤다. 이로써, 일본과 한국의 최저임금 차이는 2017년 1830원에서 올해 576원으로 줄었다. 일본이 주휴수당 규정이 없는 걸 감안하면 지난해부터 한국의 최저임금이 일본을 앞질렀다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한경연 측은 "일본은 최저임금 결정시 근로자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외에 기업들의 부가가치액, 경상이익 등의 자료를 기초로 ‘통상 사업의 임금 지불능력’도 반영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기업 지불능력을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논의 당시 초안에는 기업 지불능력을 포함했지만 최종안에는 제외된 채 국회에 계류중인 상황이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 실장은 “주휴수당을 포함한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국민총소득 대비 최저임금이 OECD 중 가장 높다”면서 “일본이 기업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해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의 지불능력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