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재개관한 철도박물관, 시청각자료 늘리고 체험설비 보완
첫날 3800명 관람객 방문 인기..버려진 철도유물 발굴·전시도 계획
"철도 정신과 혼을 담고 있는 게 바로 철도박물관입니다. 미래고객인 어린이를 교육하고, 어른들에게는 과거를 추억하며 힐링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기도 하죠"
경기 의왕 철도박물관에서 만난 정문영 철도박물관장(사진)은 작업복에서 양복 재킷으로 서둘러 갈아입었다며 검게 그을린 얼굴로 멋쩍게 웃었다. 지난 1일 박물관 재개관을 앞두고 준비하느라 분주했다는 그의 말이 사무실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깔끔하게 정돈된 박물관 내부 및 야외 전시장과 달리 사무실 안에는 작업 중인 잔해들이 남아 있었다.
1988년 1월 26일 개관한 철도박물관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4개월간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1일 재개관했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철도 역사 콘텐츠에 KTX의 평창올림픽 문화유산 지정과 남북철도 연결사업 등 최근 이슈를 추가하는 한편 나라를 위해 희생한 철도영웅 등 다양한 테마도 추가했다.
가족단위 관람객을 위해 엘리베이터, 수유실, 어린이 휴게실 등 편의시설을 새롭게 마련하는 한편 시청각자료를 대폭 추가하고 열차운전 체험설비도 전면 개량해 즐길거리를 늘렸다.
정 관장은 "재개관 첫날 3800명이 박물관을 찾았으며 주말에는 관람객이 2000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어린이 관람객이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는 체험교육이다. 정 관장은 "이번 의왕축제에서 철도운전 시뮬레이터 체험을 하기 위해 관람객이 3시간 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철도 모형 디오라마실'도 인기가 높다. 박물관 1층 전시관 내부에 조성된 약 15m 너비의 세트장 레일 위를 증기기관차, 통일호, KTX 등 7가지 모형열차가 달리며 볼거리를 제공한다.
철도박물관은 미처 발굴되지 못하고 역사나 창고에 버려져 있는 철도유물을 발굴·전시하기 위해 지난달 15일부터 코레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철도유물 모으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철도문화해설사들의 도움으로 철도유물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부임한 지 5개월을 맞은 정 관장은 "존경했던 선배가 정년 마지막에 박물관장을 지내는 모습을 보고 한번쯤 해보고 싶었다"며 "철도박물관장은 오래전부터 품었던 꿈"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통대학교 및 코레일인재개발원과 함께 위치한 철도박물관에 대해 정 관장은 "철도의 과거와 현재를 미래로 전승하는 기능을 맡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철도 정신과 혼을 담고 있는 철도박물관이 미래교통을 책임질 인재를 교육하는 한국교통대학원과 현직 종사자를 교육하는 코레일인재개발원을 서로 연결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관장은 "박물관이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박물관에 대한 애정과 투철한 직업정신을 갖추고 철도유물을 철저히 공부하고 있어야 한다"며 "비록 8명의 작은 조직이지만 누구나 와서 일해보고 싶은 강팀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국립철도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올해로 38년 철도인생을 맞은 정 관장의 꿈은 '남북 철도연결'이다. 그는 "고속철도가 대한민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바꿨듯 북쪽이 열려 철도가 왔다갔다 하면 실질적인 통일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찻길이 열리는 건 모든 철도인의 꿈"이라고 말했다. 정 관장은 "우리나라 기차가 몽골과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가는 철도 르네상스를 준비해야 한다"며 "분야별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며 박물관 역시 통일시대를 바라보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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